“공무원 22명 떠나고, 김광석길 80만명 와도…” 대구 중구의회가 던진 ‘세 가지 숙제’

“공무원 22명 떠나고, 김광석길 80만명 와도…” 대구 중구의회가 던진 ‘세 가지 숙제’

김결이 “공정한 인사로 저연차 잡아야”·이나겸 “구민 세금 전통시장 예산 특혜 없어야”
임태훈 “김광석길, 방문객 숫자 넘어 체류·소비로”…공직·예산·관광 혁신 한목소리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최근 5년간 8·9급 공무원 22명이 스스로 중구청을 떠났다. 연간 80만명 넘게 찾는 김광석길은 이제 방문객 숫자를 넘어 ‘얼마나 머물고 소비하느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섰다. 전통시장에 들어가는 세금에는 더욱 엄격한 공정성과 투명성이 요구되고 있다.

대구 중구의회 의원들이 공직사회부터 전통시장 지원예산, 김광석길 관광정책까지 중구 행정의 서로 다른 현안을 동시에 테이블 위에 올렸다.

김결이 중구의원 [사진=중구의회]

김결이 의원과 이나겸 도시관광위원장, 임태훈 부의장은 16일 제31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각각 조직문화 개선, 전통시장 지원사업의 투명성, 김광석길의 지속 가능한 관광전략을 주문했다.

분야는 달랐지만,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였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만으로 중구의 사람과 예산, 관광자산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결이 의원은 공직사회 내부의 문제부터 꺼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구의 8·9급 공무원 가운데 22명이 의원면직했다.

김 의원은 저연차 공무원의 이탈이 단순히 개인의 퇴직에 그치지 않고 조직에 축적돼야 할 행정 경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개정된 ‘대구광역시 중구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를 통해 공무원 사기 진작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제는 조직 내부의 공정성과 신뢰까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해법으로 △승진·전보·포상 기준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원칙 △타 부서 지원과 재난·비상근무 등 추가 업무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일관된 격려 기준 △저연차 공무원의 체계적 정착 관리 △직급보다 실제 공적과 현장 실무자의 기여를 반영하는 포상제도 개선 등 4가지를 제시했다.

핵심은 ‘열심히 일한 사람이 제대로 평가받고, 젊은 공무원이 조직에서 미래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조직문화의 문제다.

김 의원은 “공정한 조직이 좋은 행정을 만들고, 그 결과는 결국 구민에게 돌아간다”며 공정하고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집행부에 주문했다.

이나겸 중구의원 [사진=중구의회]

이나겸 도시관광위원장의 시선은 전통시장 예산으로 향했다.

오랫동안 시장 현장을 경험한 이 위원장은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면서도 지방의원이 된 이상 개인적인 관계나 이해관계보다 공익과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전통시장 지원사업에 투입되는 돈은 특정 상인이나 상인단체의 돈이 아닌 ‘구민의 세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업 대상 선정부터 예산 집행, 사업 종료 후 관리까지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이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책무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행정사무 감사 과정에서 일부 지원사업의 특정 상가 예산 집중과 사후관리 문제를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도 특정인의 잘못을 미리 단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행정 과정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고 그 결과를 구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모든 상인회가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 기준과 선정 절차 명확화 △위·수탁 사업 예산 집행 및 성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사업 종료 이후까지 이어지는 사후관리 체계 강화를 집행부에 요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자신의 이해관계 문제까지 스스로 언급한 점이다.

서문시장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의정활동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과 의회 절차에 따라 회피·제척 등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통시장을 잘 안다는 것이 특정 시장을 더 지원하는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예산을 더 엄격하게 들여다봐야 할 이유가 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나겸 위원장은 특정인의 편이 아닌 중구민의 편에 서고 특정 단체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며, 예산에는 더욱 엄격하고 주민의 목소리에는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임태훈 중구의원 [사진=중구의회]

임태훈 부의장은 중구의 대표 관광자산인 김광석길에 ‘다음 10년’을 주문했다.

김광석길 방문객은 2024년 86만7000명, 2025년 83만1000명으로 2년 연속 80만명을 넘어섰다.

임 부의장은 이 숫자를 단순한 관광 성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이미 연간 8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자산을 가진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방문객을 더 끌어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찾아온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얼마나 머물고 주변에서 소비하도록 만들 것인가라는 진단이다.

그가 다시 꺼내 든 핵심 자산은 결국 ‘김광석의 노래’다.

벽화나 조형물을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는 새로운 세대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김광석의 음악 자체를 시대에 맞게 다시 콘텐츠화하자고 제안했다.

트로트·힙합·인디음악·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이 김광석 노래를 재해석하고 지역 청년 음악인이 참여하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유튜브 등 미디어 채널을 통한 디지털 확산도 함께 제안했다.

관광과 골목경제의 연결도 강조했다.

김광석길을 둘러보고 떠나는 관광에서 벗어나 노래를 듣고 방천시장에서 식사하고 골목 카페와 상점을 이용하는 흐름을 만들어야 방문객 숫자가 실질적인 지역경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부의장은 “한 사람의 노래가 이 골목을 살렸듯, 이제는 우리가 그 노래를 다시 골목에 울려 퍼지게 만들어야 한다”며 “80만명이 찾아오는 지금이야말로 김광석을 다시 알리고, 방천시장과 골목상권이 함께 상생하는 김광석길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 의원이 바라본 곳은 서로 다르다.

김결이 의원은 ‘떠나는 공무원’, 이나겸 위원장은 ‘세금이 들어가는 전통시장’, 임태훈 부의장은 ‘80만명이 찾아오는 김광석길’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세 발언이 던진 과제는 선명하다.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세금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준으로 쓰며, 이미 찾아오는 관광객은 골목에 더 오래 머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중구가 풀어야 할 다음 숙제는 새로운 것을 하나 더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이미 가진 사람·예산·관광자산을 얼마나 공정하고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느냐에 있다는 게 이들 중구의원이 던진 과제로 풀이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