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선박 확보 길 열린다…해진공, 연 1200억 금융 지원

북극항로 선박 확보 길 열린다…해진공, 연 1200억 금융 지원

후순위 금융 최대 30% 투자
선사 자체 부담 완화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국적선사가 북극항로 운항에 필요한 선박을 확보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지원책이 새롭게 마련된다. 선박 가격의 최대 30%를 후순위 금융으로 지원하고 선순위 금융까지 포함하면 선가의 최대 90%까지 조달할 수 있도록 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국적선사의 극지 운항 선대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쇄빙·내빙선 투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북극항로가 본격적인 상업 운송 경로로 자리 잡기 전 선사들이 겪을 수 있는 선박 확보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빙 등급별 선박 구분 및 추가 할인 적용 기준 표. [사진=한국해양진흥공사]

북극해역을 운항하려면 결빙 해역에서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쇄빙·내빙 등급 선박이 필요하다. 일반 선박보다 도입 비용이 높은 데다 항로의 상업적 활용이 확대되기 전까지는 운항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선사들의 투자 부담으로 꼽힌다.

해진공은 이러한 초기 금융 부담을 보완하기 위해 연간 12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프로그램에 투입한다. 국적선사가 북극항로 운항을 목적으로 새로 건조하거나 중고로 도입하는 쇄빙·내빙 등급 선박이 지원 대상이다.

지원 방식의 핵심은 후순위 금융이다. 해진공이 선가를 기준으로 최대 30%까지 후순위 금융에 참여하고, 선순위 금융 등을 합산하면 선사는 선가의 최대 90%까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후순위 금융은 선순위 금융보다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선박금융 과정에서 자금 조달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해진공이 이 부분에 참여해 금융구조를 보완함으로써 선사의 자체 자금 투입 규모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종에도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탱커, 자동차운반선(PCTC) 등 북극항로 운항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선박을 대상으로 지원해 선사별 사업 특성에 맞는 선대 구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조선뿐 아니라 중고선도 대상에 포함한 점도 특징이다. 선사 입장에서는 새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 외에도 시장 상황과 운항 계획에 따라 기존 선박을 도입하는 선택지를 활용할 수 있다.

해진공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선박금융 지원을 넘어 국적선사의 극지 운항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북극항로의 상업 운항이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국내 선사들이 필요한 선박과 운항 역량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해진공 관계자는 “쇄빙·내빙선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국적선사의 극지 운항 선대 확보 부담을 완화하고 북극항로 운항 확대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