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부터 알려주지 마세요”…경북교육청, ‘질문하는 부모’ 300명 키운다

“정답부터 알려주지 마세요”…경북교육청, ‘질문하는 부모’ 300명 키운다

학교 ‘질문이 넘치는 교실’ 가정으로 확장…17일 구미·18일 경주서 학부모 연수
질문 달력·가족 질문보드까지…“아이 생각 궁금해하고 충분히 들어주는 집으로”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아이가 질문했을 때 곧바로 정답부터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되묻고, 기다리고, 아이의 생각을 끝까지 들어준다면 어떨까.

경북교육청이 학교 교실에서 시작한 ‘질문 중심 교육’을 가정의 식탁과 거실까지 끌어들인다.

17일 ‘질문이 넘치는 우리 집’ 학부모 연수'가 열리고 있다 [사진=경북교육청]

부모가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도록 돕겠다는 시도다.

경북교육청은 17일 구미 호텔금오산에 이어 18일 경주 더케이호텔경주에서 도내 초등학생 학부모 300여명을 대상으로 ‘질문이 넘치는 우리 집’ 학부모 연수를 개최한다.

이번 연수는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질문 중심 교육을 가정으로 확장해 부모와 자녀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을 주고받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대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경북교육청의 ‘질문 실험’은 2023년 교실에서 시작됐다.

학생이 교사가 제시한 정답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며 배움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질문이 넘치는 교실’을 운영해왔다.

올해부터는 그 질문을 학교 담장 밖으로 가져왔다.

‘질문이 넘치는 교실’에서 ‘질문이 넘치는 우리 집’으로 무대를 넓힌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라고 가르치더라도 집에 돌아온 뒤 부모와의 대화가 ‘숙제했니’, ‘시험 몇 점 받았니’ 같은 확인에 머문다면 질문 중심 교육을 일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경북교육청은 특히 초등학교 3~4학년 학생 가정에 ‘질문이 넘치는 우리 집’ 질문 꾸러미를 제작해 보급했다.

꾸러미에는 △질문 달력 △우리 가족 질문보드 △질문이 있는 교외체험학습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담겼다.

질문을 거창한 학습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보다 하루 한 번이라도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생각을 묻고 답하는 생활습관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번 학부모 연수 역시 이론보다는 가정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다.

‘질문으로 자라는 아이, 대화로 성장하는 가족’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는 부모의 질문과 경청이 아이의 생각과 표현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어 가정 연계 질문 활동 연구학교인 경산 평산초등학교의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담당 장학사가 ‘질문이 넘치는 우리 집’ 사업과 질문 꾸러미 활용법을 설명한다.

경북교육청이 기대하는 변화는 단순히 부모가 아이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데 있지 않다.

부모가 답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아이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아이가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주는 가정문화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른 의문을 발견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연수를 계기로 학교와 가정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시작된 질문과 배움이 가정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교육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아이의 작은 질문 하나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과 새로운 배움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며 “학교에서 시작된 질문이 가정의 따뜻한 대화로 이어져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