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오너 3세 이끄는 '우주사업' 힘줄까⋯물적분할 속내는?

보령, 오너 3세 이끄는 '우주사업' 힘줄까⋯물적분할 속내는?

보령, 영업 부문 물적분할⋯전문 자회사 '보령파마솔루션' 설립
동아 등 제약·바이오 합병 줄잇는 가운데 반대 행보 '눈길'
"영업 강점 살려 업계 협업 강화"⋯우주의학 등 신사업 지속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보령이 영업 부문을 분리해 전문 자회사를 만든다. 이는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계열사 간 합병을 연이어 추진하는 것과는 반대 행보다.

보령은 신설법인을 통해 그간 쌓아온 두터운 영업망을 바탕으로 다른 제약사의 제품까지 들여와 키우는 한편, 존속법인은 연구개발(R&D)과 생산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변화로 향후 오너 3세가 이끌고 있는 우주사업에도 전략적 투자가 더 강화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15일) 김정균 보령 대표는 사내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산·연구개발(R&D), 우주·생명과학 연구, 영업 전문화 등을 담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사업 구조를 재편해 중장기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오너 3세로 2022년부터 보령 대표를 맡고 있다.

보령은 자체 영업 부문을 따로 떼어내 '보령파마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하기 위해 같은 날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 내달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보령파마솔루션은 보령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로 설립된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향후 5년 내 신설 법인의 상장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물적분할 뒤 자회사 상장에 따른 지분 희석이나 '쪼개기 상장'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령 사옥 [사진=보령]

흡수합병 이어지는 업계…보령은 왜 분리할까?

보령의 행보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흐름과 상반된다. 약가 인하 여파에 대응하고 나날이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을 고려해 관계사 간 흡수·합병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13년 만에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일동제약은 R&D 투자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했다. 분사한 지 약 3년 만에 이뤄진 재합병이다. 앞서 1월에는 HLB가 HLB사이언스를 합병해 바이오 파이프라인 R&D 역량을 흡수했다.

이에 비해 보령은 신설 자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영업 전문 자회사로 의약품 유통·판매 실적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보령 관계자는 "강점인 영업·마케팅 역량을 살려 다른 제약사들과 협업해 유망 제품을 판매하고 최대의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시장 상황에서 중요하다"며 "영업사원에게 특화된 임금 체계를 구축해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분리·전문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령파마솔루션을 떼어낸 보령은 생산 및 R&D에 집중한다. 특히 오너 3세인 김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우주의학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보령은 국내 관련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우주의학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보령은 2023년 12월 미국 엑시옴 스페이스(Axiom Space Inc.)와 합작해 브랙스스페이스(자본금 10억원)를 설립한 바 있다.

보령 관계자는 "생산이나 R&D 역량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도 역점 사업에 따라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우주의학도 미래 산업으로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