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인공임신중지 약물, 2년간 원내처방으로 도입"

韓총리 "인공임신중지 약물, 2년간 원내처방으로 도입"

국가정책조정회의서 의결…모자보건법·형법 개정도 추진
추석 연휴 안전대책·겨울철 가축전염병 방역대책도 함께 확정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정부가 입법 공백 상태였던 인공 임신 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방안(성평등부·식약처·복지부) △추석 연휴 안전관리대책(행안부)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농식품부) 등 3개 안건을 논의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묵은 과제와 해마다 되풀이되는 위험을 관행처럼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과제는 현실에 맞는 해법을 찾고, 매년 반복되는 일은 지난해보다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건강과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생긴 뒤에 움직여서는 안 된다"며 필요한 제도를 제때 마련하고 예상되는 위험에 한발 앞서 대비할 것을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정부는 인공임신중지 약물을 도입 초기 2년간 의사의 원내처방·조제 방식으로 제한 운영하기로 했다. 의약분업 예외 항목에 임신중지 약물을 추가하고 적용기간을 2년으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 기간 의료계의 자율적 진료지침 마련도 지원한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7년간 관련 입법 공백이 이어져 왔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불법 유통 약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정부는 문제를 더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관계부처·전문가와 쟁점을 조정해 이번 단계적 도입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울러 모자보건법과 형법 개정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추석 연휴 안전 관리 대책도 함께 확정됐다. 연휴 전에는 교통시설, 전통시장, 대형창고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미흡 사항은 신속히 개선하기로 했다. 연휴 기간에는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중심의 24시간 상황관리체계를 유지하며, 재난 발생 시 범정부 대응 체계를 즉각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관서장 중심의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하고 반지하·쪽방촌 등 화재 취약 주거시설 예찰활동을 강화한다. 치안 확보 차원에서는 1인 가구 밀집지역 집중 점검과 관계성 범죄 고위험군 전수조사도 실시한다.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도 이날 발표됐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올겨울은 해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늘고 있고, 중국 등 인접국에서 신종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새로운 전파경로까지 확인되면서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고병원성 AI 대응을 위해 철새도래지 조사를 9월부터 조기 시행하고, 지역 거점소독시설·농장 출입구·농장 축사로 이어지는 3단계 방역체계를 구축한다. 대형 산란계 농가 등은 사람·차량 사전등록을 의무화하고 24시간 무인통제초소를 운영한다. 구제역은 신종 유형인 SAT1형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접경지역 등 위험지역에 사전접종을 실시하고, 2027년까지 소·돼지 전 두수 접종분 백신을 비축하기로 했다. 기존 O형에 대해서도 백신 누락개체 보강접종 등 관리를 강화한다. ASF는 야생멧돼지, 혈장단백 유래 사료, 불법 축산물 등 3대 위험요인을 집중 관리해 발생을 차단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국민은 대책의 제목보다 달라진 결과를 기억한다"며 "같은 문제가 반복되거나 새로운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들께서 정책을 이해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릴 것"을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