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파리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명품 소비가 위축된 반면 화장품 수요는 상대적으로 버틴 영향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로레알의 시가총액은 약 2030억유로(약 319조원)로 집계됐다.
LVMH는 약 2010억유로(약 316조원)로 내려갔다. 파리증시에서 비(非)명품 기업이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은 크게 엇갈렸다. 로레알 주가는 연초 이후 약 5% 올랐지만 LVMH는 35%가량 떨어졌다.
명품 업계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중동 전쟁, 잇따른 가격 인상 등 영향을 받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명품 구매를 중단한 소비자는 약 6000만명에 달한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산층 고객 상당수가 시장에서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로레알은 고가 화장품부터 대중 제품까지 폭넓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아르마니와 입생로랑 등 패션 브랜드의 화장품 사업도 맡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고가 가방이나 의류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화장품을 찾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계 투자은행 베렌베르크는 고가 명품을 사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립스틱과 같은 작은 품목으로 눈을 돌린 영향으로 봤다. 또 유럽의 세금 인상과 물가 부담, 인공지능(AI)에 따른 고용 불안도 소비 심리를 누르는 요인으로 꼽았다.
LVMH의 위상은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가 급증하던 시기에는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랐지만, 이날 유럽 시총 상위 10개 기업에서도 빠졌다. 현재 시가총액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자산 순위도 밀렸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는 최근 세계 10위권 밖으로 내려갔고, 포브스 실시간 순위에서는 유럽 최고 부자 자리를 자라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에게 내줬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