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집행부 13명 집단 사퇴 예고…"2차 파업 끝나는 21일 전원 사퇴"

포스코노조 집행부 13명 집단 사퇴 예고…"2차 파업 끝나는 21일 전원 사퇴"

포항 11명·광양 2명 성명 발표…16일부터 120시간 부분파업은 참여
"교섭 결렬 전 사측 관계자와 골프 회동"…위원장에 공개 해명 요구
파업 대상 공장 사전 파악·협력사 7000명 직고용 사전 공유 여부도 제기

[아이뉴스24 정훈 기자] ]포스코노동조합 포항·광양 집행부 간부 13명이 2차 부분파업이 종료되는 오는 21일 집행부에서 전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 내부에서 현직 집행부 간부들이 단체로 사퇴를 예고하고 위원장과 현 집행부 운영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임금교섭과 파업이 진행 중인 노조 내부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포스코노동조합 포항·광양 집행부 사퇴자 일동'은 지난 15일 성명서를 내고 "2차 부분파업은 조합원들과 약속한 투쟁이므로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120시간 파업이 끝나는 9월 21일 전원 집행부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사퇴 의사를 밝힌 간부는 포항 집행부 김병건 조직부장, 이철호 교육부장, 박봉균 문화부장, 이재혁 홍보섭외부장, 여조원 후생복지부장, 김민섭 조직차장, 조재현 법제산업안전차장, 임성훈·이준엽·강영호 교육차장, 양동윤 후생복지차장 등 11명과 광양 집행부 김현민 총무부장, 김인태 교육부장 등 2명이다.

이들은 "조합이 조합원 앞에 정직하고 자주적이며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그동안 내부적으로 수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이제는 지금의 집행부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자 한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노동조합 로고 [사진=포스코노동조합 홈페이지]

◆"교섭 결렬 전 골프 회동 경위 공개해야"

사퇴 예정 간부들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은 김성호 위원장과 회사 측 관계자의 골프 회동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7월 조합이 교섭 결렬을 선언하기 며칠 전 위원장이 회사 측 교섭책임자인 경영지원본부장과 사적으로 만나 골프를 쳤다"며 회동 경위와 동석자, 비용 부담 주체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회사 경영진과 골프를 함께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른바 ‘밀실합의’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한 바 있다.

사퇴 예정 간부들은 당시 회동에 회사 측 관계자 외 다른 인사도 동석했다며 김 위원장이 밝힌 회동 성격과 실제 참석자 구성이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골프 회동 자리에서 회사와 합의한 것이 있는지, 없다면 없다고 조합원 앞에서 직접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골프 회동의 구체적인 성격과 비용 부담, 회동 과정에서 교섭과 관련한 논의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은 성명서만으로 확인되지 않아 당사자들의 추가적인 설명과 객관적인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파업 대상 공장 회사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사퇴 예정 간부들은 1차 파업 과정에서 회사가 노조의 파업 대상 공장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들은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실무를 맡아온 우리로서는 조합의 핵심 쟁의 정보가 어떤 경위로 회사에 사전 파악됐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을 그대로 넘길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업 대상 공장 정보가 회사에 전달된 경위와 노조가 이를 인지한 시점, 내부 조사 실시 여부 및 결과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 부분 역시 사퇴 예정 간부들이 제기한 의혹으로, 실제 회사가 파업 대상 사업장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와 알았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 정보를 파악했는지는 현재 성명 내용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 사전 공유 여부도 쟁점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의 직고용 계획을 노조 지도부가 회사 발표 이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사퇴 예정 간부들은 자신들은 회사 발표 며칠 전까지 대규모 직고용 계획을 알지 못했다면서, 발표 이후 회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미 노조 지도부와 공유된 사안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회사는 조합을 흔들기 위해 언제든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며 회사 측 설명을 사실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김 위원장을 향해 "2025년 말 회사로부터 협력사 직고용 계획과 시행 시기를 전달받은 사실이 있는지, 있다면 그 시점과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 설명과 노조 지도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 사퇴 예정 간부들의 주장이다. 실제 사전 공유 여부와 공유 범위, 시점 등은 회사와 노조 양측의 공식 입장 및 관련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파업은 예정대로 참여…종료 후 사퇴

이들은 집행부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와 별개로 16일 오전 7시부터 예정된 120시간 2차 부분파업에는 끝까지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사퇴 예정 간부들은 "2차 부분파업은 조합원들과 약속한 투쟁"이라며 "파업이 끝나는 21일 전원 집행부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 회동 경위와 비용 부담, 회동 과정에서의 합의 여부, 파업 대상 공장 정보의 사전 파악 경위, 협력사 직고용 계획의 사전 공유 여부 등에 대해 일부 간부가 아닌 전체 조합원이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임금교섭과 쟁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포항·광양 집행부 간부 13명이 동시에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노조 내부 운영과 교섭·쟁의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성명에서 제기된 골프 회동의 구체적인 경위와 파업 대상 공장 정보 사전 파악, 협력사 직고용 계획 사전 공유 여부 등은 사퇴 예정 간부들의 주장인 만큼 김성호 위원장과 포스코노동조합, 포스코 측의 구체적인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

/대구=정훈 기자(tren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