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호남 반도체…광주 군공항 '이전비용·한미협의·작전공백' 변수

삼성·SK 호남 반도체…광주 군공항 '이전비용·한미협의·작전공백' 변수

각 400조 투입해 팹 2기씩 총 4기…2030년 6월 첫 양산 목표
공여지 반환·부지 정화도 거쳐야…업계 “전력·용수 확정이 먼저”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공장) 2기씩을 짓기로 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광주 군공항 이전이라는 첫 관문을 마주했다.

정부는 오는 2030년 6월 첫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군공항 기능을 다른 기지로 옮기는 과정에서 작전 공백과 한미 협의, 미군 공여지 반환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재범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국제관계센터장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지도와 인프라 전략 Part 4. 부지’ 토론회에서 “지금 국가에서 하고 있는 정책을 반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 부지. [사진=박지은 기자]

그러면서 “이전했을 때 안전성과 작전 공백, 인프라가 정말 정합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는지, 한미 협의가 어느 정도 가능한지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에 각각 4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2기씩, 총 4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광주 군공항 부지가 클러스터 입지로 정해지면서 정부는 오는 2030년 6월 메모리 팹 1단계 양산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 구상은 광주 군공항 기능을 오는 2028년 중순까지 예천·서산·충주 등 다른 공군기지에 임시 분산하는 것이다. 이후 무안에 새 군공항을 건설해 이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무안 신기지 준공 목표는 오는 2032년 말이다.

광주 공항 주차장 부지. [사진=박지은 기자]

관건은 군공항 기능을 옮기는 속도다.

광주 군공항은 한미 공동운영기지(COB)다. 미군 전용·공동사용 구역이 있어 군공항 이전 과정에서 주한미군과의 협의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공여지 반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센터장은 “압축돼 있는 일정을 그대로 유지했을 경우 리스크가 발생하면 국가안보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국가안보는 발생하고 난 다음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항공기와 시설을 다른 기지로 옮긴다고 기존 작전능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군공항 이전 시점을 특정 연도에 맞추기보다 다른 기지에서도 기존 작전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을 옮겼는가가 아니라 현재 광주기지가 보유한 작전능력을 다른 기지로 옮겼을 때 총괄적 시스템에서 어느 수준까지 재현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15일 국회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미래지도와 인프라 전략 Part4. 부지'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권서아 기자]

미군 공여지 반환도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윤영대 대구시 군사시설이전특보는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전용·공동사용 구역이 약 52만평이라며 대체 시설의 작전 기능을 보장하는 문제까지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지를 돌려받은 뒤에는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도 거쳐야 한다. 윤 특보는 의정부·동두천 일대 반환기지의 경우 정화에 최소 4~5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목표의 필요성과 제시된 일정의 실행 가능성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임무 수행 여건과 한미 협의, 공여지 반환, 실제 부지 활용 가능 시점을 함께 관리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군공항 이전 문제가 풀리더라도 팹 건설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확보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총 4기 팹 계획과 실제 투자 시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이 구체화돼야 기업들이 실제 투자 시점과 규모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인프라 여건을 먼저 봐야 하는 단계 같다”고 말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