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난 책임공방 격화…김동연 “확장재정은 책임 있는 선택” vs 경기도 “자구노력 부족”

경기도 재정난 책임공방 격화…김동연 “확장재정은 책임 있는 선택” vs 경기도 “자구노력 부족”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김동연 전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쳐]

[아이뉴스24 김정수 기자] 경기도 재정 상황을 둘러싼 전·현직 도지사 간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의 반박에 경기도가 재정 확대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재정 자구노력이 함께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라며 재차 맞대응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15일 김 전 지사의 최근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재정을 확대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지출 구조조정이나 세입 기반 확대 등 자체적인 재정건전화 노력 없이 채무성 재원에 의존하는 방식은 책임 있는 확장재정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전임 도정의 재정 운용에 대한 비판에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 것과 과거 확장재정을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보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특히 경제가 위축되고 민생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도민을 보호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정책적 판단 자체를 잘못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확장재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보다는 재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인 재정 건전화 조치를 얼마나 병행했느냐가 본질이라고 맞섰다.

도는 민선 8기 도정 기간 동안 세출을 줄이거나 새로운 세입원을 발굴하는 등의 실질적인 자구책이 충분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지방채 등 채무성 재원 활용 문제를 거론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2026년 중앙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기도는 올해 약 1조2,500억원 규모의 지방채와 채무성 재원을 활용하고 있다.

도는 이를 근거로 “확장재정이라는 정책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정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지출 구조를 조정하고 세입 기반을 넓히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예산 가운데 일부 민생사업을 9개월분만 편성한 문제도 양측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도정질문 과정에서 민선 8기 도정이 일부 사업의 연간 소요 예산 가운데 3개월분을 편성하지 않은 채 현 도정에 넘겼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 측은 당시 세입 여건을 고려해 예산을 편성한 것이며, 이후 재정 상황에 따라 추가 조정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경기도는 그러나 당시부터 필요성이 제기됐던 감액 추가경정예산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도는 민선 8기 당시에도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의 예산을 줄이거나 조정할 필요성이 거론됐던 만큼, 감액 추경을 통한 재정 조정이 어느 정도 예정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재정 조정을 선거 이후로 넘긴 것은 책임 있는 재정 운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입 확대를 위한 정책 대응에서도 양측의 입장은 갈렸다.

경기도는 지방세 제도 개선이나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세입 확충 방안을 검토했다는 설명만으로는 현재와 같은 재정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지방세제 개편과 세원 확대가 필요한 시기에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재정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전 지사는 경기도의 채무 수준을 놓고도 현재의 재정 상황을 지나치게 위기라고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2.86%로 전국 시·도 평균 15.52%보다 낮고 서울시의 21.62%보다도 낮다는 점을 제시했다.

정부의 채무비율 주의 기준인 25%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 경기도는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대규모 사업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추미애 지사는 지난달 재정 비상상황을 공식화한 데 이어 정기 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하고 약 1,300개 사업에 대한 예산 감액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일 도정질문에서는 민선 8기 당시 기금뿐 아니라 지방채도 여러 차례 발행됐다며 전임 도정의 재정 운용을 직접 비판했다.

결국 이번 논쟁은 ‘확장재정이 옳았느냐’보다 ‘확장재정을 추진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위한 안전장치를 얼마나 마련했느냐’​를 놓고 양측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확장재정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생을 위해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동시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새로운 세입 기반을 확보하는 등 책임 있는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을 둘러싼 김 전 지사와 현 경기도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경기도 재정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수원=김정수 기자(kjsdm0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