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없어 문 닫았는데 다시 사람 모인다”…경북교육청, 영천 폐교 36억 들여 ‘마을학교’로 부활

“학생 없어 문 닫았는데 다시 사람 모인다”…경북교육청, 영천 폐교 36억 들여 ‘마을학교’로 부활

옛 화산중 ‘영천온자람교육센터’로 대변신…학생 프로그램 14→23개, 주민·관광객까지 개방
생태치유정원·작은 영화관·시니어카페·로컬마켓 조성…임종식 “폐교를 새로운 교육자산으로”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학생이 줄어 문을 닫은 학교에 다시 아이들과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학령인구 감소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경북 영천의 한 폐교가 학생들의 배움터이자 위기학생의 치유공간, 주민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천온자람교육센터 모습 ai 생성이미지 [사진=경북교육청]

단순히 폐교 건물을 고쳐 쓰는 것을 넘어 ‘학생이 없어 학교는 사라졌지만 학교가 있던 공간만큼은 지역에서 다시 살아남게 하겠다’는 실험이다.

경북교육청은 교육부와 행정안전부가 올해 처음 공동 추진한 ‘폐교를 활용한 교육청-지방정부 공동협력 지원사업’ 공모에 옛 화산중학교를 활용한 ‘영천온자람교육센터 운영’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화산중학교는 올해 3월 1일 폐교됐다.

영천교육지원청은 폐교 이후 건물을 방치하지 않고 지난 4월부터 ‘영천문화예술생태체험센터’로 활용해 왔다.

이번 공모 선정을 계기로 기존 센터를 ‘영천온자람교육센터’로 확대·개편한다.

2028년까지 투입되는 사업비는 모두 35억9000여만원이다.

교육부 특별교부금 18억3500만원과 교육청 자체재원 13억8883만원, 영천시 2억4000만원, 기타 국비 1억2700만원 등이 투입된다.

핵심은 폐교의 이용자를 넓히는 것이다.

기존 학생·학부모·교직원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과 관광객까지 문을 열어 교육·문화·생태를 한 공간에 담은 세대통합형 지역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학생 교육 프로그램은 기존 14개에서 23개로 확대된다.

다육아트와 가죽공예, 생활도자기,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소규모학교 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배우는 공동교육과정도 마련한다.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한국어교육과 방학 집중캠프도 운영한다.

눈에 띄는 것은 위기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치유텃밭을 기반으로 한 회복교육을 도입해 학교생활과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자연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기회를 제공한다.

센터의 핵심 공간으로는 ‘생태치유정원’이 들어선다.

기존 학교 공간을 활용해 꽃밭과 과수체험장, 야외공연장, 산책로, 휴게시설 등을 조성한다.

영천의 농업·생태자원과 지역 전문가를 연결해 학생에게는 생태·진로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고 전문상담과 치유농업을 연계해 위기학생의 심리·정서 회복을 돕는다.

주민에게는 산책과 휴식,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된다.

학교가 ‘공부하는 공간’에서 배움과 치유, 휴식이 공존하는 지역 생활공간으로 역할을 바꾸는 셈이다.

주민 프로그램도 새로 들어간다.

천연염색과 스마트폰 교실, 베이킹·향토음식, 공예·도자기, 필라테스·스트레칭 등 6개 주민 교육 프로그램과 4개 주민 동아리를 운영한다.

지역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우리 마을 작은 영화관’도 만든다.

영천온자람교육센터 조감도 [사진=경북교육청]

시니어클럽과 연계한 카페와 로컬마켓도 계획돼 있다.

지역 어르신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면서 학생과 주민,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판매까지 연결해 지역경제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경북 농산어촌 지역이 피하기 어려운 ‘학생 감소→학교 폐교→지역 공동화’의 악순환을 반대로 돌려보려는 시도라는 점이다.

학교가 사라진 자리를 비워두거나 매각하는 대신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투자해 다시 사람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경북교육청은 영천교육지원청과 영천시, 지역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의 배움과 회복, 주민 참여, 지역자원 활용을 한 공간에서 연결해 폐교가 지역의 부담이 아닌 지속가능한 교육자산이 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영천온자람교육센터는 폐교를 단순한 유휴공간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지역의 새로운 교육자산으로 되살리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에게는 다양한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주민에게는 쉼과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교육과 지역상생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