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채오 기자] 부산경찰청이 특정인의 반복되는 112신고의 대상과 장소 등을 분석해 대응한 결과 상습·악성 반복 신고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부터 이달 9일까지 20회 이상 반복신고 건수는 1만 32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6404건보다 19.2% 감소했다.
부산 경찰은 그동안 반복적으로 112신고가 접수되면 위험도를 판단한 뒤 수사·단속을 실시하고, 더 나아가 범죄의 원인을 직접 찾아 해결하는 방식으로 대응 범위를 확대해 왔다.

대표적인 반복 신고 사례인 '상습 주취·소란' 신고 대상자에 대해 경찰은 과거의 112신고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재범 위험성과 폭력성 등을 고려한 뒤 수사 사건으로 넘겨 처리했다.
또 무분별하게 112신고를 하는 허위신고자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내렸다. 실제 부산경찰은 연간 3000회 넘게 112로 전화해 경찰관에게 욕설과 성희롱을 일삼은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하루 최대 446건에 달하는 악성 반복신고로 112신고 접수 체계 전반에 혼선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신고 중 약 90%는 욕설을 하거나 전화를 끊는 등 출동 사유가 없는 내용이다. 실제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한 경우에도 대면을 거부하며 "신고한 적이 없다"고 신고 사실을 부인하는 등 심각한 경찰력 낭비를 일으켰다.
경찰은 반복 신고 분석을 범죄 예방에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사하구에 거주하는 1급 뇌병변 장애인 B씨는 지난 1년간 100여 차례나 '침대에서 떨어졌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요양보호사의 퇴근 이후 혼자서 거동이 힘든 B씨가 화장실까지의 이동을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 경찰은 매번 출동해 용변 처리 등을 도왔지만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관할 구청과 행정복지센터 등에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복지 예산을 활용해 이동식 생활보조기구를 지원·설치했고, 이후 동일한 사유의 112신고가 사라졌다.
이 외에도 극심한 생활고와 정신질환으로 무인점포 등에서 소액 절도를 반복한 C씨와 관련해서는 관할 지자체에 긴급 지원을 요청해 주거 환경 개선과 긴급 생계비 지원, 치료를 위한 보호입원 조치를 함께 추진했다.
반복신고가 집중되는 특정 장소의 위험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개선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관할 구의회와 협력해 112신고 다발지역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생활근린공원과 다중밀집지역 등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제·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 안전사고 위험 우려로 출입이 제한된 낙동강 하구둑 수문 일대에 낚시나 수영, 투신 시도 등 무단출입 관련 신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주요 출입구와 울타리에 안전망 역할을 하는 시설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험도 정밀 분석, 지자체 등 유관기관 협업 확대, 유형별 대응 매뉴얼 보완 등을 통해 선제적 원인 치유와 예방 중심 치안활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채오 기자(cheg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