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대상을 발굴하는 방식까지 바꾸면서 벤처투자 시장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학계와 벤처캐피탈(VC), 기관투자자(LP), 정책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 투자 전략을 연구하는 한국벤처캐피탈학회가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벤처캐피탈학회(KSVC)는 14일 호서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학회는 단순히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존 벤처투자의 틀을 넘어 기업 발굴과 가치평가, 후속투자, 기업공개(IPO), 정책금융까지 벤처투자 생태계 전반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으로 급변하는 투자환경에서 학문적 연구와 실제 투자 현장, 정부 정책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본의 흐름을 분석하고 투자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정책 대안으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둔다.
핵심 연구 분야도 AI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잡았다.
학회는 △AI 확산에 따른 벤처투자 시장 변화·가치사슬 효율화 △공공·민간 투자자금의 효율적인 배분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주요 연구과제로 다룰 계획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벤처투자 자금을 지역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주요 의제다. 국내 벤처투자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혁신기업으로 투자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제도와 시장 환경을 연구한다.
정부 재정이나 정책금융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자본의 벤처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 투자 재원의 다양성을 높이고 유망기업 발굴에서 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AI 시대에 따른 창업벤처 투자생태계의 현황 및 중요성’을 주제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변화와 대응 방향에 대한 발제와 토론도 이어졌다.
박진현 KIF투자조합 사무국장과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대표가 발제를 맡아 AI 확산이 창업·벤처기업과 투자시장에 가져올 변화와 투자 생태계의 과제를 짚었다.
이어 최병구 국민대 교수(전 경영대학장)를 좌장으로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 백인수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상범 호서대 벤처대학원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투자 현장의 경험과 학계의 연구를 결합해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기업가치 평가 방식과 투자 전략, 벤처투자 시장의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정계와 학계, 금융투자 분야 인사들도 학회 출범에 힘을 보탰다.
임문영 국회의원과 강준모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총장,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벤처투자 산업과 학문을 연결하는 학회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임 의원은 “벤처투자는 혁신을 성장으로 연결하는 힘”이라며 “한국벤처캐피탈학회가 벤처투자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과 전은수 국회의원도 영상축전을 보내 학회 출범을 축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기관투자자와 IPO 분야 관계자들도 창립총회에 참석했다.
학회는 앞으로 벤처투자를 하나의 독립적인 학문·연구 영역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투자 성공사례뿐 아니라 기업가치 평가와 투자 의사결정, 자금 회수, 재투자 과정 등을 분석해 실제 투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축적한다는 구상이다.
정책 분야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벤처·창업 지원정책, 정책금융의 효과, 민간 투자와의 역할 분담 등을 분석해 현장 중심의 정책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지역 벤처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성장 기회를 놓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수도권 투자자와 지역 기업을 연결하고 지역 투자 생태계를 확대하는 방안도 중점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초대 학회장에는 이종원 호서대 AX특임부총장이 추대됐다.
이 회장은 “학문과 산업, 정책과 자본을 연결해 대한민국 벤처투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며 “혁신기업의 성장이 다시 투자와 창업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학회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