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김해공항으로 입국해도 경주로, 대구공항으로 들어와도 경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 동선이 만들어진다.
경북이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공항 중심 ‘메가 관광권’ 2곳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면서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끌어내릴 새로운 승부수를 잡았다.

특히 경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2개 메가 관광권에 동시에 포함되면서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을 연결하는 초광역 관광의 교차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경상북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 육성사업’에 신청한 2개 관광권이 모두 최종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선정된 노선은 김해공항을 관문으로 부산~경주~울산~거제·통영을 잇는 관광권과 대구공항에서 대구~안동~경주로 이어지는 관광권이다.
경주가 두 노선에 모두 포함됐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외국인이 인천공항을 통해 서울을 둘러보는 데 집중됐던 기존 방한 관광 구조를 지방공항 중심의 새로운 여행 동선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지방공항이 위치한 관문도시와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을 가진 도시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외국인 관광객이 여러 지역을 이동하고 체류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경북으로서는 시·군별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대구는 물론 부산·울산·경남까지 하나의 관광 소비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경주다.
경주는 올해 7월 글로벌 관광특구 선정에 이어 이번 메가 관광권까지 확보했다.
김해공항으로 들어오는 동남권·해양관광 수요와 대구공항을 이용하는 내륙 관광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경주가 더 이상 ‘경북에 있는 관광도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부산과 대구라는 두 관문도시 사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대한민국 관광의 허브로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안동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높아진 국제적 인지도에 이번 메가 관광권 사업이 더해지면서 하회마을 등 전통문화 자원을 세계 관광시장에 본격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됐다.
반면 포항은 이번 관광권 선정 대상에서는 빠졌다.
경북도는 2028년 영일만항이 본격 개항하면 포항의 크루즈 기항지 기능 등을 메가 관광권과 연계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도 상당한 재정을 투입한다.
2027년 국비 659억원과 지방비 276억원 등 총 935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사업 성과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 방식도 단순 관광지 정비에서 벗어난다.
통합 관광브랜드와 해외 홍보, 지방공항 연계 외국인 관광객 유치, 교통·결제 편의 개선, 한국통합패스 도입,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 K-한류 관광과 K-푸드 로드, 크루즈 기항지 관광 등을 외국인의 실제 여행 동선에 맞춰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복수 선정은 지난해부터 경북도가 관련 연구기관과 경북문화관광공사 등과 관광권 구상을 마련하고 대구시·부산시 등과 초광역 협력체계를 구축해 온 결과라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경북도는 올 하반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대구시·부산시 등 관계 지자체와 협의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구체적인 중장기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2개 메가 관광권 동시 선정은 수도권에 편중된 방한 관광시장에서 경북이 제2의 방한 관광 거점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북의 독보적인 유네스코 유산과 K-컬처, 특화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가장 많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 골든 루트를 완성하고 그 성과를 도내 전역으로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가 관광권’이라는 간판을 얻었다고 외국인 관광객이 저절로 경북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
공항에 내린 관광객이 경주와 안동까지 쉽게 이동할 교통망, 언어 장벽 없는 예약·결제 시스템, 하루 더 머물 이유가 되는 야간·미식·체험 콘텐츠까지 촘촘하게 연결돼야 한다.
935억원을 어디에 쓰느냐보다 그 돈으로 외국인이 경북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많이 소비하게 만드느냐’가 이번 메가 관광권의 진짜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