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나솔' 33기 영수, 먹는 데 집중하다가 놓치는 것들

[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나솔' 33기 영수, 먹는 데 집중하다가 놓치는 것들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연애하러 왔니? 음식 먹으러 왔니?”

‘나는 SOLO’(나는 솔로) 33기 모솔남녀특집의 경찰공무원 영수에게 묻게되는 질문이다. ‘푸파’(푸드파이터)는 이벤트처럼 날을 잡아서 하는 것인데, 이 분에게는 일상이 ‘푸파’다. 먹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다 있다. 먹는 걸 밝히는 게 죄도 아니다. 하지만 33기 영수는 먹는 것 때문에 보다 중요한 걸 다 놓치고 있다.

나솔 33기 영수 [사진=ENA]

여자와 함께 하는 데이트, 특히 처음 만나 어색한 상황에서는 서로 배려를 해주며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하지만 영수는 이런 건 안중에 없다. 음식부터 먼저 챙긴다. 여자에게 먼저 주는 법이 없다. 이기적으로 보인다. 연애할 때 이 정도면 결혼하고 나면...

영수는 지난 9일 방송된 SBS Plus와 ENA ‘나는 SOLO’에서 각자의 로망을 실현하는 ‘손잡고 랜덤 데이트’에서 순자가 빵을 자르고 있는데, 그걸 못참고 벌써 먹어버렸다.

순자가 “바람이 차네요”라고 했음에도 영수는 “아, 추우시겠다. 그래서 전 점퍼를 입고 왔다”고 답해 순자를 폭소케 했다. 여자에게 옷을 벗어줄 타이밍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남자다.

이어 ‘7시간 전 모솔남들의 선택’을 확인하는 데이트에서 순자는 영수, 영호의 동시 선택을 받았는데, 마술사 영호는 영수와 대조적으로 추워하는 순자에게 핫팩부터 건넸다.

영수는 ‘솔로하우스’에서 먹는 데 집중했다. 오리, 족발, 탕수육, 치킨, 딸기, 바나나를 먹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다소 게걸스럽게 먹는 것 같았다. 순자 앞에서 바나나 껍질로 입을 닦는 건 최악이었다. 대화의 상대인 여성에게는 별로 집중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결과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영수는 만나는 여성마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먹는 것에 집착하는 특성을 활용해, 먹는 걸 상대와의 데이트에 유용하게 활용하면 '먹방'도 장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영수는 이를 조금도 못살리고 있다.

그는 여성에게 자기 자랑을 하는데, 타격감과 어필감 제로다. 여성이 “리더해주는 남자가 좋다” 등 좋아하는 스타일을 말만 하면 “딱 내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지난 2일 방송된 영수-영숙 데이트에서 영숙은 영수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대화를 했다. 그렇다면 남자가 이를 반전시키거나, 다른 시도를 할 것도 같은데, 영수는 계속 자기 어필만을 하고 있었다. ‘아이 콘택’을 하지 않는 데이트 상대의 마음속을 좀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영수의 대화는 겉돈다. 남녀데이트는 외모가 큰 영향을 미치지만 다양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매력을 알아가는 묘미가 있다. 처음에는 떨림이나 설렘이 덜해도, 이런 대화를 통해 매력 어필을 하는 사람도 많다.

영수는 지금과 같은 대화법으로는 그런 과정을 밟기 힘들다. 대화는 쌍방이 하는 ‘다이얼로그’인데, 영수는 여자 앞에서 혼자 말하는 '모놀로그' 같은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여기는 사무적인 이야기를 하러온 곳이 아니다.

영수는 연애 집중도를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여성의 손을 보고 데이트 상대를 찾으러 가면서도 휴대폰만 보고가다 엉뚱한 데로 갔다. 걸어가면서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가도 ‘감당하기 힘든 예측불허의 상황’이 나타날텐데, 여유까지 부리니 산만할 수밖에 없다.

영수가 첫날 ‘고독정식’이 아쉬워, 데이트를 나가는 마술사 영호에게 치킨을 사달라고 부탁할 때부터 뭔가 이상했다. 원래 데이트를 나가는 사람이 식사를 하고, 고독정식 하는 사람을 위해 하나 더 사오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영수는 그냥 치킨이 아니라 양념 등을 상세하게 말해 심부름을 시킨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건 데이트를 온전히 즐겨야 할 영호에게 큰 부담을 주는 행위다. 영호가 순자와 데이트를 한 후 가지고온 ‘오리탕’에 집착하는 영수의 모습도 보기가 썩 좋지 않았다.

영수가 먹는 것에 집착하는 사이 여성들은 하나둘 떠나간다. 아니, 정확한 표현은 여성들이 영호에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만나보면 “확실히 아니구나”는 점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수와 데이트를 한 순자는 “데이트 하면 ‘먼저 먹어라’ ‘돗자리는 내가 깔게’라는 걸 기대하는데, 제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많이 낮았다”면서 ““‘이게 데이트가 맞나?’ 싶었다”며 상황 자체에 웃음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수는 ‘1:1 대화’에서 순자에게 “내가 웃기기만 하는 건 아니다. 내가 진중하고 생각이 많은 편”이라고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으나, 순자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건 대화의 결이 맞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영수와 데이트를 해본 순자의 결말은 무엇일까? 영수는 순자가 영호에게 더욱더 다가가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 꼴이다.

영수는 이번 ‘나솔’ 참가를 통해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먹는 것에 집중해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말 것. 대화의 결을 맞출 것. 산만하지 말 것 등이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