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깻잎·참외가 버틸 수 있나”…경산 농민이 직접 ‘해법’ 찾는다

“폭염에 깻잎·참외가 버틸 수 있나”…경산 농민이 직접 ‘해법’ 찾는다

농촌진흥청 2027년 첫 ‘현장접목기술 고도화’ 공모 선정…사업비 2억원 확보
고온·토양 염류·뿌리활력 저하 현장 실증…효과·경제성까지 따져 농가 적용기준 만든다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해마다 심해지는 이상고온에 시설하우스 안의 깻잎과 참외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토양에는 염류가 쌓이고 뿌리 활력까지 떨어진다.

경북 경산시가 이 문제의 답을 연구실이 아닌 농가 현장에서 찾는다.

농촌진흥청의 2027년 ‘현장접목기술 고도화지원사업’ 공모 선정 포스터 [사진=경산시]

경산시는 시설채소 농가의 목소리를 토대로 기획한 ‘시설채소 환경스트레스 대응 및 생산안정화 기술 고도화’ 과제가 농촌진흥청의 2027년 ‘현장접목기술 고도화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선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사업의 출발점이다.

농촌진흥청이 2027년 처음 시행하는 현장접목기술 고도화지원사업은 농업인이 실제 영농과정에서 겪는 문제와 아이디어·경험을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검증해 실용기술로 발전시키는 사업이다.

기술을 먼저 개발한 뒤 농민에게 써보라고 하는 기존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농민이 “이것이 문제”라고 제기하면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해 다시 농민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가 주목한 것은 시설 잎들깨와 참외 농가가 겪는 환경스트레스다.

현장 농가에서는 이상고온으로 인한 생육 부진과 상품성 저하, 시설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양 염류집적과 뿌리활력 저하 등이 주요 어려움으로 제기됐다.

농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어떤 기술이 실제 농장에서 효과가 있는지, 투입 비용에 비해 경제성이 있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경산시는 이에 따라 2027년 한 해 동안 총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시설 잎들깨와 참외 재배포장을 실증무대로 활용한다.

온도와 습도부터 토양수분·염류농도, 작물의 생육상태 등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고온과 염류 등 환경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각종 기술을 실제 농가에 적용한다.

단순히 “효과가 있다”는 수준에서 끝내지 않는다.

농가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지, 생산성과 상품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 투입 비용보다 경제적 효과가 큰지까지 검증해 현장 적용기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잎들깨 하우스 전경 [사진=경산시]

농업인도 실증과 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농민이 문제를 제기하고 농업기술센터가 기술적 해법을 찾아 농가에서 직접 시험한 뒤 검증 결과를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검증된 기술은 시설 잎들깨와 참외의 생산 안정과 상품성 향상, 농가 경영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최근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와 맞닿아 있다.

시설재배라고 해서 이상기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여름 시설 내부의 고온과 토양환경 악화는 작물 생육과 품질을 동시에 떨어뜨릴 수 있어 농가의 생산비와 경영 부담으로 직결된다.

결국 기후위기 시대 농업의 경쟁력은 ‘더 많이 심는 것’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경산시는 이번 공모 선정을 계기로 농가 목소리를 현장 진단과 실증으로 연결하고 검증된 결과를 다시 농민에게 제공하는 현장 중심 농업기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생산 안정과 농가소득을 높이고 노동 부담을 줄이는 ‘소득은 높이고 일손은 덜어주는 희망 농업’ 실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농업 현장의 문제는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농업인의 목소리에서 출발한 이번 과제가 실제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이어져 생산 안정과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