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옷은 직접 입어보고 사야죠."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워온 패션플랫폼 성장공식이 최근 재편되고 있다. 오날인 전용몰 패션거래 성장세가 둔화한 것과 달리 온·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하는 사업자 온라인 거래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다. 패션플랫폼들도 앞다퉈 오프라인 매장을 신규·추가 출점하며 고객접점을 넓히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온라인몰을 통한 패션 판매 성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사이 온·오프라인 병행몰 온라인 거래액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온라인몰 의복 거래액 증가율은 2023년 5.6%에서 2024년 2.3%로 둔화한 뒤 지난해에는 2.3%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온·오프라인 병행몰 의복 거래액은 같은기간 각각 12.3%, 10.9%, 3.0% 증가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온라인몰 의복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1.3% 감소한 반면 온·오프라인 병행몰 거래액은 9.6% 늘었다.
패션용품·액세서리에서는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온라인몰 거래액은 2022년 2조5433억원에서 지난해 2조3076억원으로 약 9% 줄었지만 병행몰은 같은기간 1조2565억원에서 2조857억원으로 약 6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병행몰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17.9% 늘어 온라인몰 증가율 9.2%를 웃돌았다.
이같은 변화의 가장 큰 배경은 2022~2023년 코로나19 유행 종식이후 되살아난 오프라인 패션 소비수요라는 분석이다.
2020~2021년 대유행으로 비대면 소비수요가 폭증하는 과정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운 무신사 등 대형 패션플랫폼이 유행 종식이후 서울 주요권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스토어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소비수요를 대거 빨아들였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고객과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매장에서의 경험을 다시 온라인 소비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온라인몰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고객들 사이에서는 '옷은 직접 입어보고 사는 게 좋다'는 수요도 함께 커졌다"며 "엔데믹 이후 억눌렸던 오프라인 소비수요가 살아나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고객을 찾아 나서야 하는 환경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행 종식이후 오프라인 스토어를 적극적으로 출점한 무신사는 이같은 온·오프라인 병행 전략 효과를 누리고 있는 대표적 패션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에는 약 220만명이 방문했다. 행사 온·오프라인 합산 판매액은 2830억원으로 온라인 누적 판매액은 2658억원에 달했다. 같은기간 온라인 스토어 유입도 70% 증가했다. 무신사는 현재 전국 40여개 수준인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50호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몰 기반으로 성장해온 중형 패션플랫폼 역시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네이버 크림은 기존 도산·여의도·잠실 오프라인 매장 3곳을 크림플러스(KREAM+)라는 별도 브랜드로 재정비해 편집숍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크림은 신규 브랜드 론칭에 맞춰 이달 15일까지 일부 상품을 대상으로 구매액 적립혜택을 확대하는 등 온·오프라인 고객접점을 넓히고 있다.
SSG닷컴 W컨셉도 연내 서울 한남동에 첫 공식 오프라인 스토어를 연다. 기존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에서 편집·팝업스토어만 운영해온 W컨셉은 본격적으로 편집숍으로서 외연확장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패션업계에서는 플랫폼들 오프라인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단순히 매장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각 플랫폼이 어떤 공간과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향후 온·오프라인 전체에서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공간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입점 브랜드와 협업이나 브랜드 상품을 활용한 자체 스타일링 등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