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국민연금에 단 한 달 가입한 외국인이 나머지 119개월분의 보험료를 추후 납부해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우고 노령연금 수급자가 되는 현행 제도에 제동을 거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핵심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국민연금 권리를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상대국에서 받는 연금 대우와 상대국 국민이 한국에서 받는 대우를 동일하게 맞추자는 ‘상호주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9일 외국인 국민연금 가입자의 반환일시금과 반납, 추후납부 제도 전반에 상호주의를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대부분을 국민연금 당연가입자로 규정하면서 보험료를 돌려주는 반환일시금에는 상호주의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그 범위다.
현재 상호주의는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반환일시금을 지급하는지 여부에 주로 적용될 뿐 얼마를 돌려주는지, 반환일시금을 다시 반납할 수 있는지, 과거 미납기간에 대해 추후납부가 가능한지까지는 연동되지 않는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국민연금에 한 달만 가입한 외국인도 나머지 119개월분 보험료를 추후 납부하면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인 120개월을 채울 수 있다.
반환일시금을 받은 뒤 출국했더라도 다시 입국해 반환일시금을 반납하면 이전 가입기간을 되살릴 수도 있다.
물론 119개월이 공짜로 가입기간에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기간의 보험료를 실제 추후 납부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실상 한 달의 실제 가입을 출발점으로 10년 수급요건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이 의원은 제도의 허점으로 보고 있다.
관련 신청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추후납부 신청은 2023년 530건에서 2024년 848건, 2025년 1517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994건에 달했다.
반환일시금을 반납한 뒤 추후납부를 거쳐 연금을 받고 있는 외국인도 2021년 104건에서 2026년 상반기 520건으로 늘었다.
특히 실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개월 미만인 외국인 수급자는 같은 기간 15건에서 60건으로 증가했다.
이 의원은 “일부 국가의 공적연금은 우리 국민에게 본인이 낸 몫만 돌려주는데 우리는 사용자가 낸 몫까지 돌려주고 반납과 추후납부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달만 가입한 외국인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평생 연금을 받는 것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 온 가입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에 따라 상호주의의 적용 범위를 ‘지급 여부’에서 ‘금액과 반납·추후납부’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반환일시금을 지급하면서 사용자 부담분은 제외하고 본인 기여분만 돌려준다면 우리나라도 해당 국가 국민에게 본인이 낸 보험료와 이자만 지급하도록 한다.
상대국에 반환일시금 반납 제도가 없다면 해당 국가 국민 역시 국내에서 반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추후납부는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예외를 뒀다.
상대국이 우리 국민에게 추후납부를 허용하거나 외국인 가입자가 신청 당시 실제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이 5년 이상이면 현행처럼 추후납부를 허용하도록 했다.
따라서 국내에서 장기간 일하면서 성실하게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외국인까지 일률적으로 추후납부를 막는 구조는 아니다.
사회보장협정을 맺은 국가도 이번 개정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행법상 사회보장협정이 국민연금법보다 우선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우리 국민이 그 나라에서 받는 대우와 그 나라 국민이 우리나라에서 받는 대우를 똑같이 맞추자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환일시금과 반납, 추후납부는 하나로 이어져 있어 어느 하나만 고쳐서는 같은 결과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세 가지를 함께 정비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