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의대 선정 불공정·부실 심사, 정부가 재검증하라”

“전남 의대 선정 불공정·부실 심사, 정부가 재검증하라”

건축·시설 전문가 전무한 채 50분 만에 졸속 심사… 송 총장 “사직서 제출, 끝까지 싸울 것”
목포대 총학생회 “오답 낸 학생 답안지 고쳐 1등 준 꼴

[아이뉴스24 한승엽 기자] 전남 의과대학 신설 후보 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립목포대학교 송하철 총장이 평가 과정의 심각한 불공정성과 전문성 결여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총장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국립목포대학교 송하철 총장과 권범석 총학생회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남연구원이 주관한 ‘전남 의대 신설 후보 대학 선정 평가’가 원칙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부실 심사였다고 폭로했다.

송하철 총장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좌부터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원이 국회의원, 권범석 목포대 학생회장, 송하철 국립목포대학교 총장) [사진=국립목포대학교]

송 총장은 회견을 시작하며 “교수 생활 20여 년을 통틀어 학생들 앞에 ‘희망’이 아닌 ‘절망과 불공정’을 이야기해야 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미 대학 본부에 총장 사직서를 제출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 ‘법령 위반’ 부지 계획에 동점 이상 배점… “사후 땜질 특혜” 정조준

이번 평가에서 국립순천대와 국립목포대의 최종 점수 차는 불과 1.30점이었다. 송 총장은 탈락의 결정적 원인이 된 평가 항목들의 부실과 모순을 조목조목 짚었다.

가장 먼저 ‘부지 확보의 확실성(5점 배점)’ 항목의 공정성 문제를 직격했다. 관련 법령상 국립의과대학은 반드시 국유지에 설립되어야 함에도, 순천대는 국립의대가 들어설 수 없는 ‘지자체 소유 부지 무상 임대’ 계획을 제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는 심사 이후 순천대 부지가 법정 요건에 미달한다며 보완을 통보했고, 순천시장이 부지 이전을 확약하겠다고 나섰으나 이 역시 현행 법령상 불가능한 편법이라는 것이 목포대의 설명이다.

송 총장은 “이미 합법적인 국유지를 확보한 목포대보다 법령 위반 계획을 낸 순천대에 동점이나 우위의 점수를 준 것은 상식 밖의 심사”라며 “평가 이후 통합특별시가 ‘부지 문제를 보완해 땅을 사주면 되지 않느냐’고 해명하는 것은 심사의 공정성이 무너졌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 ‘60개월 만에 500병상 완공?’… 실현 불가능한 공정에 높은 점수 준 심사단

임상교육 인증의 핵심인 ‘교육병원(20점 배점)’ 평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세종충남대병원, 배곧서울대병원 등 최근 국립대병원의 신축 사례를 보면 통상 평균 8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목포대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사업 계획부터 준공·개원까지 84개월의 정밀한 공정표를 수립하고, 신축 전까지 임상교육을 책임질 임시 교육병원 확보 계획까지 상세히 제출했다.

반면 순천대는 구체적인 공정표 없이 60개월(5년) 만에 500병상급 병원을 전면 개원하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단 몇 줄로 제출했음에도 목포대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송 총장은 “병원 설립 일정이 비현실적이면 향후 의대 임상교육 인증 자체가 불가능해 학생들이 의사국가시험을 치를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며 “전남연구원이 전날 급조한 심사위원 8명(의료인 7명, 재정 1명) 중 시설·건축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고, 50분 만에 끝난 졸속 심사로 36년간 이어진 도민의 생명권이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 총학생회 “오답 고쳐 만점 준 격”… 3년 준비 제안서 전문 전격 공개

이날 함께 단상에 오른 권범석 목포대 총학생회장 역시 청년 세대의 좌절을 전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호소했다.

권 회장은 “법령상 하자가 없는 국유지를 낸 대학은 떨어뜨리고, 법을 어긴 경쟁 대학에는 국가가 땅을 사주면서까지 의대를 주겠다는 것은 공정을 넘어선 명백한 특혜”라며 “오답을 낸 학생의 답안지를 시험이 끝난 뒤 선생님이 고쳐 만점으로 1등을 만들어 준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이어 “원칙을 지키고 철저히 준비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불공정한 사회가 되지 않도록, 정부와 대통령께서 잘못된 평가 과정을 철저히 재검증해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목포대는 공정성 논란을 국민과 언론 앞에 투명하게 검증받겠다는 취지로 지난 3년간 준비해 온 의대 설립 제안서 원문을 전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총장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목포대가 평가 불복과 전면 재검증을 공식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전남권 의대 신설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과 정치권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목포시=한승엽 기자(god0503100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