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식사량부터 줄이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늘리고 먹는 양을 참으면서 체중계 숫자를 낮추는 데 집중하지만 정작 자신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 돌아볼 여유는 놓치기 쉽다.
홍예임 다이트한의원 부산 선임원장은 이런 방식의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얼마나 빼느냐’보다 ‘왜 살이 찌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말한다.
홍 원장은 9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환자분들이 생각하는 체중 증가의 원인과 실제 몸 상태가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무조건 덜 먹고 더 움직이는 것보다 각자의 생활과 몸 상태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홍 원장이 환자를 만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순한 식사량이나 운동량이 아니다. 체중이 늘어난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식욕을 억제하고 싶어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 이야기를 나누고 검사를 해보면 오히려 너무 적게 먹고 몸을 지치게 만든 경우도 있다”며 “처음에는 식욕 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가 설명을 듣고 ‘그럼 나는 식욕 억제가 필요한 게 아니네요’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에 대한 환자의 생각과 실제 몸 상태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첫 진료부터 생활 전반을 살핀다. 수면과 스트레스, 식습관 등을 확인하고 환자가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홍 원장이 다이어트 진료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기존 진료 경험도 있다. 처음에는 허리와 무릎, 어깨 등 통증과 퇴행성 질환을 주로 진료했지만 치료만으로는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
그는 “치료를 통해 부정적인 증상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다이어트 한약을 보조적으로 처방하면서 체중이 줄었을 때 다른 건강 문제까지 함께 달라지는 사례를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에게 감량을 권하면서도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거나 운동량을 늘리는 방법을 강조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홍 원장은 “저도 예전에 굶으면서 운동해 10㎏ 정도를 뺀 적이 있다”며 “그런데 이후 보상심리가 생기면서 다시 체중이 늘었고, 몸이 힘든 상태에서는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퇴근 후 운동하는 것이 너무 힘든 사람에게 매일 운동하라고 하거나 술자리가 많은 사람에게 무조건 술을 끊으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환자의 생활을 고려해 실제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과정에서도 체중만 보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등 기존 건강 문제를 비롯해 갱년기와 소화·순환 상태, 수면과 스트레스 등을 함께 살피면서 감량 과정에서 생활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억에 남는 환자로는 40대 여성을 꼽았다.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외부 활동을 줄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던 환자였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에는 모자와 패딩, 마스크 등으로 몸을 가린 채 자신이 체중을 줄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딸의 중학교 졸업식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참석하고 싶다는 것이 환자의 목표였다.
6개월 동안 체지방을 15㎏ 줄인 뒤 변화가 나타났다. 늘 마스크를 쓰고 병원을 찾던 환자가 어느 날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병원을 찾은 것이다.
홍 원장은 “그날 환자의 표정이 정말 밝아져 있었다”며 “단순히 체중이 줄었다는 것보다 다시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여러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한 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으려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홍 원장은 개인별 처방과 생활관리를 기본으로 식단 관리와 검사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환자들의 식단 관리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영양관리도 도입했다.
홍 원장은 체중 감량 이후에도 달라진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몸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간의 감량에만 집중하기보다 일상에서 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홍 원장은 “다이어트는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환자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