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농민신문사 발주 인쇄용지 입찰에서 담합한 제지업체 6곳에 과징금 30억900만원을 부과하고, 이 중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무림에스피·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한솔제지·한국제지·홍원제지 등 6개 인쇄용지 제조·판매 사업자가 2021년 6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농민신문사가 발주한 6건의 인쇄용지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들러리사·입찰가격 등을 사전에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8호(입찰담합)를 위반한 행위다.

공정위에 따르면 6개사는 저가 수주를 막고 높은 낙찰률을 유지하기 위해 입찰 전 모임이나 전화 연락으로 낙찰예정자와 입찰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담합기간 평균 낙찰률은 약 96.2%(최대 99.4%)로, 담합이 없었던 2018~2020년 평균 낙찰률(87.6%)을 크게 웃돌았다.
입찰 6건 중 1차에서는 한솔제지, 3·4차에서는 무림페이퍼·무림에스피, 6차에서는 무림에스피·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 등 사전에 합의된 낙찰예정자가 실제로 낙찰받았다. 다만 2차 입찰에서는 낙찰예정자였던 한솔제지가 1차 입찰 납품 과정 문제로 농민신문사로부터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당해 불참하면서, 들러리였던 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가 대신 낙찰받았다. 5차 입찰에서도 낙찰예정자 한국제지가 서류 미비로 탈락하면서 들러리였던 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가 낙찰받는 등, 합의가 틀어진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
무림에스피는 2024년 4월 인쇄용지 생산·판매를 시작해 6차 입찰 합의에만 참여했고, 홍원제지는 2024년 생산을 중단하면서 5차 입찰부터는 합의에서 빠졌다.
공정위는 이번 입찰 담합이 앞서 적발된 인쇄용지 가격 담합의 연장선에 있다고 봤다. 6개사는 올해 6월9일 별도 의결(제2026-112호)로 인쇄용지 전 제품에 대한 가격담합으로 이미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 감소로 업체 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코로나19·우크라이나 전쟁·환율 상승 등으로 제조원가까지 오르자, 6개사가 2021년 2월경부터 가격담합을 시작했고 이를 유지·강화하는 과정에서 이번 입찰담합에도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농민신문사는 매년 달력·가계부 제작용 연말간행물과 월간지·팸플릿용 정기간행물에 필요한 인쇄용지를 입찰로 구매해왔다. 이 입찰은 사업 실적과 생산·공급능력 등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제한경쟁/최저가'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그 결과 사실상 제지 6개사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다. 2024년 매출액 기준 이들 6개사의 국내 인쇄용지 시장점유율 합계는 95%를 넘고, 수입 인쇄용지 비중(약 15%)을 고려해도 81% 수준이다.
공정위는 6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억900만원을 부과하고, 한솔제지·한국제지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과징금액은 향후 일부 조정될 수 있다.
공정위는 "올해 4월 제재한 인쇄용지 가격담합 사건에 이어 동일한 사업자들이 입찰에서도 담합한 행위를 적발·제재한 사안"이라며 "해당 입찰 시장 내 담합 관행이 근절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제지산업 분야의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법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