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플 163일·두쫀쿠 17일…SNS 타고 '스쳐가는 유행'

크로플 163일·두쫀쿠 17일…SNS 타고 '스쳐가는 유행'

카페·외식업계 신메뉴 개발 '속도전'
반복노출·유사제품 범람에 희소성↓
"제품생산 탄력조절…차별화 승부"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먹거리 트렌드 흥망이 빨라지면서 카페·외식업계 신메뉴 경쟁도 '속도전'으로 급변하고 있다. 소비자 관심이 머무는 시간이 짧아진 만큼 출시시점은 물론 판매기간과 물량까지 기민하게 조절하는 역량이 흥행을 가르는 변수로 떠올랐다.

두바이 쫀득 쿠키. [사진=아이뉴스24포토DB]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초 카페·디저트시장을 달군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은 한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 판매처가 급증한 직후 소비자 관심은 '버터떡'으로 빠르게 이동했고 카페·베이커리업체들도 잇따라 관련제품을 내놓았다. 한 메뉴 인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먹거리가 주목받는 흐름이 고착화하면서 유행주기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추이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명확히 나타난다. 검색량이 정점 대비 절반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걸린 기간은 2020년 크로플 163일, 2023년 탕후루 54일에 달했다. 반면 2024년 두바이초콜릿은 13일, 지난해 말부터 유행한 두쫀쿠는 17일에 그쳤다. 크로플과 비교하면 불과 5년만에 유행수명이 90% 가까이 짧아진 셈이다.

유행주기가 짧아진 배경에는 SNS를 통한 빠른 확산과 외식업계의 무분별한 유사제품 남발이 자리잡고 있다. 특정매장에서 화제가 된 메뉴가 순식간에 퍼지고 비슷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기존 메뉴가 지닌 희소성과 독창성이 유지되기 어려워진 탓이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SNS내 상업성 콘텐츠가 늘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낮아졌고 동일제품이 반복 노출되면 피로감을 느껴 소비를 외면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며 "매장 곳곳에서 유사제품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희소성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또 다른 먹거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유뿌린 버터쫀득모찌. [사진=이디야커피]

유행주기에 맞춘 카페업계 대응도 한층 민첩해졌다. 이디야커피가 지난 2월 선보인 '연유 뿌린 버터쫀득모찌'는 출시 첫주 전체 디저트판매 1위에 올랐다. 판매량은 출시초기 대비 300%이상 급증했고 일부매장에선 품절사태가 이어졌다.

신제품 개발체계 자체를 개편한 기업도 등장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초단기 제품개발 프로세스인 'F-NPD(Fast New Product Development)'를 도입해 기획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대비 절반이상 단축했다. SNS 소비자 반응과 글로벌 식음료 트렌드를 즉각 제품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이같은 속도전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으로 전국적 매장 폭증을 겪었던 '탕후루'는 유행이 꺾이자 대규모 폐업사태를 맞았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 기준 2024년 상반기에만 탕후루 매장 196곳이 문을 닫았고 BC카드 가맹점 기준 매출도 2023년 9월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탕후루. [사진=아이뉴스24포토DB]

짧은 유행에 기대어 판매 규모를 과도하게 늘릴 경우 열기가 식은 뒤 재고와 고정비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메뉴를 신속히 선보이는 것 못지않게 시장반응에 따라 판매기간과 생산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위험관리가 핵심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한 카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신제품을 장기간 판매하기보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판매 기간과 물량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행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브랜드 특성에 맞게 차별화하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