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가을은 보랏빛 개미취가 연다

문경의 가을은 보랏빛 개미취가 연다

가은읍 문희농원 군락지 인생 사진 명소
지난해 5만여 명 방문…오는 18일부터 축제

[아이뉴스24 황금산 기자] 경상북도 문경의 산등성이는 아직 짙은 초록색이다. 이때, 한 산자락에선 스멀스멀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성격 급한 개미취 몇 송이가 연보랏빛 얼굴을 내밀었다. 언덕 곳곳이 보랏빛으로 물들 채비를 한다.

문경시 가은읍 문희농원. 해발 400m 산자락에 자리 잡은 이곳은 약 6만㎡ 규모다. 국내 최대 개미취 군락지다.

9월 중순을 넘어서면 언덕을 따라 개미취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린다. 바람이라도 불면 키 높이 자란 꽃대가 한꺼번에 흔들리며 거대한 보랏빛 물결이 장관이다.

문경시 가은읍 문희농원을 뒤덮고 있는 개미취꽃이 언덕배기를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사진=문희농원]

문경의 가을 풍경은 붉은 단풍이다. 그러나 이곳에선 보라색 가을도 보여준다. 호계면 봉천사 개미취 꽃밭은 '보랏빛 가을'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짙은 붉은색과 연보라의 향연을 보기 위해 방문객들이 찾는다.

해가 서쪽 산등성이로 기울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낮게 내려앉은 햇빛과 산 능선, 개미취가 겹치면 연보랏빛 꽃밭이 노을빛을 머금는다. 곳곳의 포토 존에는 이른바 '인생 컷'을 남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개미취는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 '보라색 들국화'로 불린다. 산과 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수만㎡에 걸쳐 한꺼번에 군락을 이룬 모습은 흔치 않다.

지난해 9월 문희농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포토 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희농원]

문희농원이 개미취를 대규모로 심기 시작한 것은 약 5년 전.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이젠 한 해 수만 명이 찾는 문경의 대표적인 가을꽃 명소다. 지난해엔 5만여 명이 농원을 찾았다.

산줄기를 배경으로 작은 연못과 나무, 계곡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언덕배기 꽃길을 걷다가 농원 옆 계곡으로 내려서면 맑은 물과 산바람이 또 다른 가을 풍경을 내놓는다.

개미취를 제대로 즐길 축제는 덤이다. 오는 18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제3회 문희농원 개미취 축제'가 열린다. 관람료는 1만 원. 절반은 문경 지역에서 사용하는 지역화폐로 돌려받을 수 있다. 입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꽃길을 걷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문희농원 옆 계곡. [사진=황금산기자]

문희농원 오현근 대표는 "기억과 추억이란 꽃말을 가진 개미취를 찾아온 분들이 힘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에서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만의 기억과 추억을 남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희농원 주변엔 가을 여행을 이어갈 관광지도 많다.

가은읍엔 문경에코월드와 문경석탄박물관, 봉암사, 용추계곡이 자리하고 있다. 충북 괴산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쌍곡계곡과 화양동계곡, 칠보산으로 이어진다.

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길지 않다. 9월 초 아직 초록빛이 남아 있는 문경의 산자락에서 먼저 고개를 내민 연보랏빛 개미취.

며칠 뒤 꽃망울이 일제히 터지면 6만㎡의 언덕은 온통 보랏빛으로 뒤덮인다. 문경의 가을은 개미취 꽃밭에서 시작한다.

/문경=황금산 기자(goldmt258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