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출 고객은 되고 일반 고객은 안 된다?”…순천농협 주차권 논란, 작은 불편이 고객 신뢰 흔든다

[기획] “대출 고객은 되고 일반 고객은 안 된다?”…순천농협 주차권 논란, 작은 불편이 고객 신뢰 흔든다

순천역전금융센터 자체 주차공간 부족…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고객 불편
“어떤 업무를 보느냐에 따라 주차권 달라진다는 인상 줘선 안 돼”
지역농협, 금융거래 규모보다 ‘모든 고객을 동등하게 대하는 서비스’가 경쟁력

[아이뉴스24 이경환 기자] 순천농협 순천역전금융센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차권 문제가 단순한 주차비 지원 여부를 넘어 지역농협의 고객 서비스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순천농협 순천역전금융센터를 방문했다는 한 고객은 카드 관련 업무를 마친 뒤 인근 공영주차장 주차권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원래 대출 고객에게만 드리는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순천농협 본점 [사진=독자 제공]

결국 주차권을 받기는 했지만 이 고객은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했는데 어떤 업무를 보느냐에 따라 고객을 달리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특히 이 고객은 순천농협에서 수억원 규모의 대출 거래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출 업무를 볼 때와 카드나 일반 금융업무를 볼 때 고객을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주차권 한 장의 가격이 아니다.

순천역전금융센터처럼 고객이 차량을 이용해 방문할 경우 주차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영업점에서는 주차 지원 기준을 고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

특정 금융상품이나 거래금액에 따라 주차 지원 기준을 달리 운영할 수는 있겠지만, 그 기준이 명확히 안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마다 다른 설명을 하거나 고객이 요청할 때마다 불편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거래 규모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농협은 일반 시중은행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역농협은 조합원과 지역주민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다. 예금과 대출뿐 아니라 카드, 공과금, 각종 금융서비스 등 일상적인 업무를 위해 영업점을 찾는 고객 역시 농협을 지탱하는 중요한 고객이다.

순천시가 공개한 순천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에도 순천농협이 포함돼 있는 등 지역농협은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일상적인 금융생활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농협의 경쟁력은 단순히 대출 규모나 예금 실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고객이 작은 업무 하나를 처리하더라도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오히려 지역금융기관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번 일을 경험한 고객 역시 “주차비 몇 천원이 아까워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농협을 오랫동안 거래해 온 고객이 일반 업무를 보러 왔다는 이유로 주차권을 요청할 때마다 눈치를 봐야 한다면 그 자체가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주차권 지원에 비용이 발생한다면 순천농협이 모든 방문객에게 무제한으로 주차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사정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 필요한 것은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이다.

예를 들어 금융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한 고객에게 일정 시간의 주차를 지원하거나, 지원 대상 업무와 시간을 영업점에 명확히 안내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고객과 직원 간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직원의 재량에 따라 주차권 지급 여부가 달라진다는 인상을 주기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통일된 고객 편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 번의 불편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할 때마다 주차권을 요청하고, 그때마다 지급 여부를 놓고 설명을 들어야 한다면 작은 주차 문제가 결국 농협 전체에 대한 서비스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금융기관의 신뢰는 거창한 구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출을 받으러 온 고객이든, 카드를 재발급하러 온 고객이든, 통장 업무를 보러 온 고객이든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에는 똑같은 ‘농협 고객’이라는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순천농협이 이번 주차권 문제를 단순한 민원 한 건으로 바라보기보다 순천역전금융센터의 주차 지원 기준과 고객 응대 방식을 한번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돈이 되는 고객’과 ‘돈이 안 되는 고객’이 따로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

지역민과 함께 성장해 온 순천농협이 지켜야 할 고객 서비스의 출발점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광주=이경환 기자(kh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