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가 창업기업의 고질적인 ‘수도권 자금 쏠림’을 끊기 위해 2030년까지 1조원 규모의 모험자본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국비 8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국가대표 창업도시 프로젝트’를 마중물로 창업기업을 키우고, 자금을 공급하고, 외지 기업까지 대구로 끌어들이는 창업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7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청년과 기술이 모이는 대구 창업생태계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제4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대표 창업도시 프로젝트와 기업 성장단계별 모험자본 확대, 청년 기술창업 지원 등 3개 핵심 전략이 논의됐다.
우선 대구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처음 추진하는 ‘국가대표 창업도시 프로젝트’를 9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대구는 지난 5월 비수도권 창업 거점으로 선정돼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비 800억원 이상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올해 사업비만 200억원 규모다.
AI와 로봇·모빌리티, 의료·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74개 기업에 기업별 최대 4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특히 74개사 가운데 25개사는 대구로 사업장을 이전하기로 약속한 역외기업이다.
대구시는 이들 가운데 일부 기업에 자부담금 일부를 최대 1700만원까지 지원하고 월 4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월세도 지원한다. 협약 종료 후 1년 이내 사업장을 대구로 이전하지 않으면 지원금 전액을 환수한다.
실증·사업화와 인재양성,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등 11개 분야 32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창업기업이 실제 대구에 뿌리내릴 공간도 늘린다.
동대구벤처밸리 대구콘텐츠센터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내년까지 입주공간 20실을 추가하고, 딥테크 기업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AI 연산장비와 실증장비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도 창업기업 보육 허브인 가칭 ‘NEST 대구’ 신규 조성을 추진한다.
창업기업에 공급할 자본 규모도 대폭 확대한다.
대구시는 2030년까지 ‘미래 신성장펀드’를 총 1조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올해 창업초기펀드 170억원, 초기딥테크펀드 200억원, 청년창업펀드 200억원, 첨단전략산업펀드 1000억원 등 모두 1570억원 규모의 4개 펀드를 조성해 오는 10월부터 투자를 시작한다.
창업초기기업에는 기업당 5억원 안팎, 청년기업에는 기업당 20억원 안팎의 투자를 추진한다. 1000억원 규모 첨단전략산업펀드는 반도체와 모빌리티, AI, 로봇 등 비수도권 첨단전략산업 기업을 집중적으로 겨냥한다.
대구시는 펀드별 지역기업 투자 실적을 분기마다 점검하고 투자설명회를 월 1회 이상 정례화하기로 했다.
청년 기술창업을 겨냥한 별도 지원책도 가동한다.
청년 창업가 80명을 대상으로 기획·개발·마케팅 분야 팀빌딩을 지원하고 120명에게 선배 창업가 멘토링을 제공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청년 기술창업기업 10개사를 선정해 기업당 4000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역외 청년 재직자에게는 최대 10개월 동안 월 25만원의 주거비를, 지역 창업기업에는 월 50만원의 사업장 임대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관련 사업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10월부터 참여자와 기업을 모집해 11월부터 지원에 들어간다.
이날 회의에는 빅웨이브AI, 무아행, 오션라이트AI, 커뮤니티원, 시그마 등 지역 창업기업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인라이트벤처스, DGIST 혁신창업원 등 투자·창업기관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펀드 조성 규모 못지않게 실제 지역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최문종 DGIST 기술지주 대표는 펀드 조성 이후 지역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투자사를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추경호 시장은 “지역 창업기업들이 창의적인 도전에 나서고 대구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현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해 청년과 기술이 함께 성장하는 창업혁신도시 대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대구 창업정책의 다음 성적표는 ‘1조원 조성’이라는 펀드 규모 자체보다 그 자금이 얼마나 많은 지역기업의 창업과 성장, 후속투자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