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식약처 청탁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제약·바이오업계는 긴장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의약품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식약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정작 식약처가 김 후보자의 영향을 받았다면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제가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 없고, 그로 인해 식약처 심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의 불기소장에 명확히 기재돼 있다"며 "수사가 진행되던 시기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의원이 3년여 동안 10여 명의 검사를 총동원해 탈탈 털었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챙겨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동훈 의원은 이와 관련한 수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김 후보자가 외압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것 자체는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코로나 임상 승인 관련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달한 내용의 취지나 방식은 중립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다국적 회사들이 당시 한국에서 1조원 또는 2조원의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데 (식약처가) 국내 제약회사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다"며 "방해가 없도록 공정하게, 또 지연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제약·바이오기업 이슈라니"…임상시험 단축도 '이례적'
제약·바이오기업이 이처럼 정치권 이슈로 주목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사건은 이미 기소유예 처분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번에 김 후보자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넨셀의 사례는 이미 과거에 문제가 됐다가 결론이 지어졌던 문제인데, 다시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업계에서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지만, 과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 따르면, 2020~2022년 사이 신물질 기반 코로나 치료제 개발 21건이 승인을 받는 데 평균 약 71일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제넨셀은 같은 신물질 기반 조건인데도 33일이 걸렸다. 승인 속도가 2배 이상 빨랐던 셈이다.
김 후보자 측은 "제넨셀의 심사 소요일은 11일로 신물질 임상시험 평균보다 오히려 더 오래 걸렸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 측이 주장하는 11일은 심사일, 한 의원실의 33일은 접수부터 승인까지 총 기간을 말한다.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업체가 제출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 민원의 법정 처리기한은 30일로 규정돼 있다. 식약처는 제출 자료에 문제가 없으면 30일 이내에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개발사에 알리고, 자료가 미비하면 30일 이내에 보완을 요청한다.
이는 순수하게 심사에만 소요된 시간을 뜻한다. 대신 최근 몇년간 식약처가 임상시험 승인 처리 기한을 간소화해주고 있어 점점 줄어드는 추세는 맞다.
다른 관계자는 "임상시험 승인 기간이 33일이라는 점은 이례적으로 짧다"면서도 "작용 기전에 따라, 과거에 비슷한 신물질이 있었는지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임상시험 승인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넨셀의 식약처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제약·바이오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세상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내는 혁신을 목표로 하는데, 제넨셀의 사례로 인해 향후 신약 개발의 임상시험 승인 등에 대해 성급한 일반화로 신약 개발 실패를 문제 삼거나 임상 승인 과정 등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