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올해 말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앞둔 가운데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 두부 제품에서 GMO 유전자가 잇따라 검출돼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경기도 화성시 갑)과 '농민신문'이 지난 8월 14일부터 26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전문 검사기관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외국산 콩 사용 두부 5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2개 제품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검사 대상은 대기업 제품 2개와 중소기업 제품 3개로 이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품 각각 1개에서 GMO 유전자가 확인됐다.
외국산 콩을 원료로 사용한 두부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한국콩생산자협회가 국내 연구기관에 의뢰해 시중에 판매되는 외국산 콩 두부 5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4개 제품에서 GMO 유전자가 검출됐다. 같은 해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수입 콩을 사용한 두부 7개 가운데 6개에서 GMO 유전자가 확인됐다. 반면 국산 콩을 사용한 10개 제품에서는 GMO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다.
외국산 콩 두부에서 GMO 유전자가 반복적으로 검출되고 있지만 식용 콩 수입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관리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GMO 검사는 전수조사가 아닌 필요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Non-GMO 증명 역시 서류 검토에 의존하고 있어 유통 과정에서 GMO 콩이 혼입됐는지를 실질적으로 가려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말 시행되는 GMO 완전표시제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MO 완전표시제 적용 품목으로 간장·당류·식용유지류를 지정했다. 그러나 외국산 콩 사용 비중이 높은 두부와 된장, 고추장 등 주요 콩 가공식품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국산 콩 소비 확대를 기대했던 생산 농가에서도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 소비량이 많은 주요 콩 가공식품이 표시 대상에서 빠지면서 어렵게 도입된 GMO 완전표시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만은 두부와 두유류, 순두부류, 반건조두부, 두부피, 대두단백미트제품을 비롯해 대두유·간장류·옥수수유·옥수수전분·옥수수시럽·면실유·카놀라유·사탕무당·사탕무당밀 등 다양한 식품에 GMO 표시제도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올해 말 시행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은 심의위원회가 지정한 식품에 대해 GMO 성분의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비의도적으로 혼입된 GMO가 3%를 초과할 경우에만 표시하도록 한 기존 기준은 유지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수입하는 콩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고 있고 검출량이 1% 미만인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행 3%의 비의도적 혼입 허용 기준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검사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현행 ‘식품의 기준 및 규격(식품공전)’의 유전자변형식품 시험법에 따르면 농산물과 단순 분쇄 가공 농산물은 GMO 성분에 대한 정성·정량분석이 모두 가능하다.
반면 가공식품은 정량분석법이 확립되지 않아 GMO 유전자의 검출 여부만 확인하는 정성분석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GMO 성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검출량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정량분석 기술과 관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 의원은 “두부 제품에서 GMO 성분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는 것은 외국산 콩을 가공해 만든 식품 전반에 걸쳐 GMO 완전표시제가 온전히 정착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심의위원회를 통해 두부와 된장 등으로 GMO 완전표시제 적용 품목을 조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성=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