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가 매출 11배 큰데”…대구시, 통합 ‘에너지자원공사’ 본사 사수전

“가스공사가 매출 11배 큰데”…대구시, 통합 ‘에너지자원공사’ 본사 사수전

“통합 중심은 가스공사·본사는 대구가 원칙”…정부 조직개편에 선제 대응
전국 5346㎞ 가스망·445개 공급관리소 이미 대구서 통제…추경호 “국가 자원안보 다시 짜는 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을 둘러싼 ‘본사 입지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구시가 선제적으로 깃발을 꽂았다.

대구시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과 관련해 통합공사(가칭 에너지자원공사)는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설계하고 본사 역시 가스공사 본원이 있는 대구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6일 공식화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사진=대구시]

단순히 “대구에 있으니 대구에 남겨달라”는 지역논리가 아니다. 조직 규모와 자산, 국가 에너지 공급망 통제 기능을 숫자로 내세웠다.

2025년 공공기관 경영공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4305명, 석유공사는 1456명으로 조직 규모에서 약 3배 차이가 난다.

자산도 가스공사가 53조6278억원으로 석유공사 19조4442억원의 2.8배다. 특히 매출액은 각각 35조7273억원과 3조1365억원으로 가스공사가 11.4배에 달한다.

대구시가 더욱 강조하는 것은 ‘국가 에너지 컨트롤타워’ 기능이다.

현재 대구에서는 가스공사 중앙통제소가 전국 5346㎞의 천연가스 주배관과 445개 공급관리소를 실시간 통제하고 있다.

정부 개혁안대로 석유공사의 비축과 일부 탐사·개발 기능을 통합공사로 넘긴다면 이미 구축된 가스공사의 전략·운영체계에 석유 기능을 결합하는 것이 조직 혼선과 통합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논리다.

통합공사의 핵심도 생산·저장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현장 기능보다 국가 에너지 수급과 해외 자원개발, 공급망 위기 대응, 에너지 인프라 통합 운영 등 ‘헤드쿼터 기능’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구시는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와 2022년 세계가스총회 개최 등을 통해 축적한 글로벌 에너지 네트워크와 경북대·DGIST 등 지역 연구·인재 기반도 본사 입지의 강점으로 제시했다.

이번 문제는 대구 입장에서는 신규 공공기관 하나를 유치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2014년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가스공사의 본사 기능을 지키면서 통합 에너지 공기업의 컨트롤타워까지 대구에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걸린 문제다.

대구 혁신단지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사진=대구시]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통합은 기관 명칭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자원안보 체계를 다시 짜는 일”이라며 “조직 규모와 운영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정책 연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하고 대구가 통합공사 본사 입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아직 통합 방식과 본사 소재지를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대구시가 ‘가스공사 중심·대구 본사’ 원칙을 먼저 못 박으면서 향후 통합공사의 주도권과 본사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