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B 신약 경쟁의 새로운 룰…'얼마나 다양한 환자에게' 초점

P-CAB 신약 경쟁의 새로운 룰…'얼마나 다양한 환자에게' 초점

후발 신약·제네릭 잇단 출격 예고⋯국산 신약 삼총사 적응증 확대 경쟁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국산 신약들이 적응증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적응증 확대로 처방폭을 넓혀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사실상 제네릭(복제약)과 후속 신약에 시장점유율을 뺏기지 않겠다는 속내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체 개발 신약인 자큐보 제품 이미지. [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전날 P-CAB 계열 신약 '자큐보'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자큐보는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 치료 등 2개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뿐 아니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소화성궤양 예방요법 등을 추가하기 위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국내 시장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HK이노엔 '케이캡'은 국산 P-CAB 치료제 가운데 가장 많은 6개 적응증을 확보한 상태다. 기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요법 △역류성 식도염 유지요법에 이어 지난 7월 'NSAIDs 투여와 관련된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역시 적응증 확대에 적극적이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 △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의 예방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 4개 적응증을 확보한 상태로 최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적응증 확대를 위한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케이캡 시리즈. [사진=HK이노엔]

P-CAB은 소화성 궤양용제 중 가장 최신 계열의 치료제다. 위벽의 벽세포에 있는 프로톤 펌프 효소의 칼륨 결합 부위를 경쟁적으로 차단해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대비 약효가 길고 빠른데다, 음식 섭취와 무관하게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장점에 힘입어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P-CAB 계열 약물의 연간 처방액은 2021년 1000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23년에 20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3685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제약사들이 적응증 확대에 집중하는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P-CAB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적응증이 늘어날수록 처방 가능한 질환과 환자군이 넓어지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후발주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펙수클루 40mg 전 용량 제품 이미지. [사진=대웅제약 제공]

특히 일본 다케다제약의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신티'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다수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출시가 예고되면서 국산 신약들의 적응증 확대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보신티가 보유한 총 3건의 특허 중 1건이 2027년 12월 20일, 나머지 2건이 2028년 11월 17일 만료될 예정이다. 벌써 40개가 넘는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허가를 받았고, 일부 업체는 특허 만료 전 조기 출시를 위한 무효심판에 뛰어든 상태다.

국산 신약 후발주자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대원제약과 일동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P-CAB 계열 신약 '파도프라잔'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과 제네릭 등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면 국내 P-CAB 시장의 경쟁 강도는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기존 제품의 적응증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처방 범위를 넓혀두는 것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