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수화 기자] 정부가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10년 이상 초장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활성화에 다시 나선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공급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상품의 취급 실적이 저조한 데다 5년형보다 높은 금리 탓에 차주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연내 은행권의 10년 이상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공개하며 은행권 자체 순수 장기(10년 이상)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차주들의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2~3년 전부터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 상품 공급과 활성화를 유도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10년 이상 고정금리 주담대를 판매하는 은행들의 취급 실적은 저조하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024년 8월 금융채 10년물을 기준금리로 하는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신설했지만 누적 취급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24년 12월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출시한 기업은행의 누적 취급액이 지난달 말 기준 221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신한은행도 취급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가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변동형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기준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주택구입, 3등급 기준) 금리는 5년 주기형(금융채 5년물)의 경우 연 4.74~6.14%, 10년 주기형(금융채 10년물)는 연 5.14~6.54%다.
기은의 IBK주택담보대출(대면)도 대출금액 2억원, 대출기간 30년을 기준 5년 주기형 금리는 최저 6.258%~ 최고 6.458%였으나 10년 주기형은 최저 6.428%~최고 6.628%로 더 높았다.
은행권에서는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활성화하려면 은행들이 취급을 늘릴 수 있는 규제상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장기간 금리변동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해당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자산(RWA) 부담 완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시 별도 인센티브 부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시 장기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우대 폭 확대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공급을 늘리더라도 실제 차주들의 선택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 관계자는 "향후 금리나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고 중도에 상환하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타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차주들 입장에서는 금리 경쟁력이 없으면 선택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 금리 차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 유리한 변동형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리 차를 줄여 장기 고정금리 공급을 늘려야 현재와 같은 변동금리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경쟁력 있는 신규 상품 출시를 유도할 방안을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신규 주담대 가운데 변동형 비중은 68.1%에 달했다.
/도수화 기자(dos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