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 북항 재개발의 핵심 기반시설인 복합환승센터 건립 사업이 설계·시공 문제를 둘러싼 발주처와 시공사의 갈등 속에 멈춰 섰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공사 현장에서는 협력업체와 근로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 동구청은 지난달 21일 북항 복합환승센터 시공사인 피큐건설에 건축법 위반을 이유로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골조와 철골, 파일, 토목 등 각 공정에 참여하던 업체들의 작업도 중단됐다.
공사 중단의 발단은 환승센터 옥상광장과 부산역 보행데크 연결부에서 확인된 약 3.3m의 단차다. 부산항만공사(BPA)는 해당 문제가 당초 심의 내용과 다른 시공 및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큐건설과의 토지매매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으며 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현장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공사가 재개될 때까지 사실상 대기 상태에 놓였다. 복합환승센터 공사에는 20여개 협력업체와 2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일 배성건설 상무는 “동구청에서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골조뿐 아니라 파일, 철골, 토목 등 여러 업체가 모두 작업을 멈췄다”며 “공사가 끝나 철수하는 상황이 아니라 다시 시작될 때까지 투입비를 계속 부담하며 기다리고 있어 업체와 작업자 모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공사 중단이 길어지면서 업체들의 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상무는 “공사가 중단된 지 2주를 넘겼고 한 달 가까이 돼 가는 상황”이라며 “돈이 돌지 않으면 하청업체에도 지급해야 할 비용이 막힐 수밖에 없고 장기화하면 작업자 인건비 체불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PA와 피큐건설은 단차 문제와 계약 해지 등을 놓고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큐건설 측은 단차 문제를 인지한 뒤 설계 변경을 추진했으나 BPA의 협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문제를 보완하고 공사를 정상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반면 BPA는 사업자의 명확한 과실 인정과 계약상 의무 이행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법정으로 넘어간 상태다. 법원은 지난달 현장 실사를 진행했으며 오는 10일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공사중지 가처분 결과는 추석 연휴 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는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기보다 관계기관이 사업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공사 재개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가 이어질수록 현장 업체와 근로자의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상무는 “공사가 다시 속개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업체와 작업자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공사가 재개돼 현장에 투입된 업체와 근로자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갈등 장기화를 막기 위한 중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와 부산항미래정책연구원 등은 BPA와 피큐건설, 부산시, 동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복합환승센터는 부산역과 북항 재개발 지역을 연결하는 시설인 만큼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 개별 공정을 넘어 북항 재개발 사업 전체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계기관과 시공사 간 협의를 통한 공사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