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부, 역대 최대 확장재정…부동산은 포기했나"

오세훈 "정부, 역대 최대 확장재정…부동산은 포기했나"

"돈 풀면서 '부동산 대출·거래 옥죄기'…정책 상충"
"유동성 확대, '물가·부동산 가격' 자극 우려"
"물가·주거·금리 부담 커져…서민 삶 옥죄게 될 것"
"선심성·소비성 예산 걷어내 국가채무 관리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단지의 미리내집 입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 9000억원으로 편성한 것을 두고 "부동산 불씨에 유동성이라는 기름을 또다시 붓는 격이다. 부동산 시장은 포기했나"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확장 재정을 통해 풀어놓은 돈이 정부가 원하는 곳에만 머무를 리 없다. 유동성이 늘어나면 그만큼 물가와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특히 서울은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주택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까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무려 93조 원 늘어난 '초팽창 예산'"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국세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에 기대어 씀씀이부터 대폭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작 국가채무는 1년 만에 106조원 늘어 15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세수가 늘어난 만큼 빚을 갚아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빚까지 더 늘려 시중에 돈을 풀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경제 상황에서 과연 이것이 맞는 선택인가"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저는 지난해부터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 재정은 물가를 다시 자극하고, 부동산 시장까지 흔드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며 "실물 경제 지표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시중의 유동성 비율(M1/M2)과 주택 가격의 움직임은 뚜렷하게 동행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세금을 강화하고 대출과 거래를 옥죄어 왔다. 한쪽에서는 돈줄을 죄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돈을 쏟아붓는 이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이런 정책의 상충 가능성을 정부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결국 부동산 정책이 실패할 조짐을 보이니 어떻게든 재정지출로 경기를 떠받쳐 민심을 달래보겠다는 심산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쪽에서는 수도꼭지를 잠그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물을 쏟아붓는 정책이 계속된다면 그 고통은 다시 고스란히 평범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물가가 오르고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데다, 금리 부담까지 장기화하면 무주택자와 자영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민생을 살리겠다며 풀어놓은 돈이 오히려 서민의 삶을 옥죄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는 어느 때보다 엄정하게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해야 한다. 선심성·소비성 돈 풀기 예산은 과감히 걷어내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국가채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며 "그것이 최악의 부동산 시장을 막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