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주요 항만의 운영 차질이 중첩되며 발생한 글로벌 항만 혼잡이 중국 태풍 악재와 맞물려 연쇄 항만 마비 사태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수요가 견조한 항로를 중심으로 운임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글로벌 항만 혼잡 심화와 컨테이너 시장 영향' 특집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유럽에서 시작된 병목이 중동과 아시아 주요 환적항을 거쳐 북아시아로 확대되는 추세다. 성수기를 앞두고 화물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데다 선박 입항이 집중되고 지역별 항만 운영 차질이 겹치면서 혼잡이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7~8월 중국 주요 항만이 잇따라 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중국에서 운항이 지연된 선박들이 부산·싱가포르 등 다음 기항지에 몰리거나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서 한 곳의 항만 차질이 다른 항만으로 연쇄적으로 번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기초 물동량 자체가 늘어난 점도 정체를 부채질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전체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약 1억8292만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처리해야 할 물량 자체가 불어난 상황에서 운영 차질이 발생해 누적 대기 선박과 미처리 화물 해소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항만에 발이 묶인 컨테이너선도 늘었다. 해운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항만에서 접안을 기다리는 컨테이너 선복량은 431만 TEU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1.4%가 북아시아에 집중됐으며, 상하이항에서 34.8% 이상의 선복이 접안을 하지 못했다. 정박 구역에 대기 중인 배까지 포함한 클락슨 기준 대기 물량은 1113만TEU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항만 정체로 운항 일정이 꼬이면서 해상 운송의 약속 시간 준수율도 하락했다. 씨인텔리전스 분석 결과,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정시성은 6월 62.6%에서 7월 56.4%로 하락했으며, 평균 지연 일수도 5.31일에서 6.06일로 증가했다.
이러한 대기 지연은 선박 부족을 유발하고 있다. 선박이 항만에 갇혀 왕복 운항 기간이 늘어나면 새 선박을 시장에 투입하더라도 실제 화물을 실어나를 선박(유효선복)은 줄어드는 착시와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화물 수요가 견조한 주요 항로를 중심으로 해상 운임 상승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해진공은 중국 항만 운영이 정상화하더라도 누적된 정체 물량 탓에 짧은 기간 내 혼잡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향후 부산, 싱가포르, 포트클랑 등 핵심 환적항으로의 혼잡 전이 여부가 시장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종우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장은 "최근 항만 혼잡은 특정 항만의 일시적인 운영 차질을 넘어 글로벌 정기선 네트워크의 유효선복과 서비스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주요 항만의 정상화 상황과 부산을 포함한 후속 기항지로의 혼잡 전이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