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IFA 2026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로봇 등 차세대 기술과 이를 적용한 가전제품이 대거 공개된다.
대만 PC업체 에이서(Acer)는 개인용 AI 컴퓨팅을 통해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이서는 IFA 2026에서 SFF RTX 스파크와 베리톤(Veriton) RI110 AI 미니 워크스테이션 등 두 가지 소형 AI 슈퍼컴퓨터를 선보였다.
에이서는 이들 제품을 기반으로 개인용 AI 에이전트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큐비 클로(Qubi Claw)라는 AI 에이전트 모델도 공개했다. 특히 베리톤 미니 워크스테이션에서 AI 에이전트 큐비 클로를 실행하는 사례도 선보였다.
RTX 스파크와 베리톤 미니 워크스테이션
지난 2025년 엔비디아는 CES 2025에서 디짓(Digits)을 발표하며 개인용 슈퍼컴퓨터 콘셉트를 제시했다.
디짓은 GTC 2025에서 DGX 스파크로 구체화됐다. 2026년에는 컴퓨텍스 2026에서 RTX 스파크를 발표했다.
DGX 스파크가 개발자를 위한 제품이라면 RTX 스파크는 개인용 AI 에이전트 구동을 위한 슈퍼컴퓨터로 볼 수 있다.
엔비디아의 RTX 스파크를 바탕으로 에이수스, MSI, 레노버, 델, HP 등 여러 업체가 관련 제품을 발표했다.
이번 IFA 2026에서는 에이서가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SFF RTX 스파크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인텔 칩을 기반으로 한 베리톤 개인용 슈퍼컴퓨터도 공개했다. 엔비디아 RTX 스파크 제품 출시는 다른 업체보다 다소 늦었지만, 엔비디아와 인텔 프로세서를 모두 활용해 개인용 슈퍼컴퓨터와 AI 에이전트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베리톤 슈퍼컴퓨터는 120B(12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다. 지난해 딥시크 열풍 등을 계기로 AI 모델의 경량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십B(수백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다양한 AI 모델을 베리톤 슈퍼컴퓨터에서 실행해 볼 수 있다.
특히 에이서의 AI 에이전트 큐비 클로를 비롯한 다양한 AI 에이전트 모델을 실행해 개인용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서 관계자는 최근 AI 기반 결제 시장의 성장세를 언급하면서 AI 에이전트를 통해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I 에이전트 큐비 클로와 베리톤 미니 워크스테이션
에이서는 AI 에이전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웹 리서치·여행 계획·대화 요약 등 세 가지 AI 에이전트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웹 리서처(Web Researcher) AI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요청한 정보를 웹에서 찾아 요약해준다. 트래블 플래너(Travel Planner) AI 에이전트는 여행 계획을 세워준다. 사용자가 가고 싶은 지역이나 여행 기간 등을 알려주면 AI 에이전트가 해당 지역의 관광지와 이동 방법, 일정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 하나의 여행 계획으로 정리한다.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AI 에이전트는 이메일이나 대화 내용, 온라인 회의처럼 많은 정보가 오가는 상황에서 중요한 내용을 추려 사용자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해준다. 세 가지 사례에서 웹 리서처는 정보 탐색을, 트래블 플래너는 계획 수립을, 커뮤니케이터는 정보 정리와 전달을 대신한다.
에이전틱 AI의 중요한 변화는 사용자가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목표만 제시하면 AI가 그 과정의 상당 부분을 대신 처리한다는 데 있다.
에이서가 제시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의 시대
2026년 초에는 맥 미니와 오픈클로 기반의 개인용 AI 에이전트 시스템이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작은 컴퓨터를 항상 켜두고 AI 에이전트가 웹 검색이나 파일 관리, 이메일, 일정 관리 등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헤르메스(Hermes) 에이전트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컴퓨터나 서버에 설치해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로 웹 검색과 브라우저 자동화, 메모리, 여러 도구의 사용 등을 지원한다.

오픈라우터(OpenRouter)의 최근 개인용 AI 에이전트 사용량 순위에서도 헤르메스가 1위, 오픈클로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려면 어떤 인공지능 모델을 연결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2026년 8월 솔라 프로(Solar Pro) 4를 공개했다. 솔라 4는 지난 8월 오픈라우터의 관련 리더보드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IFA 2026에서 에이서가 내놓은 전략은 개인용 슈퍼컴퓨터를 통해 AI 에이전트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넓힌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양한 소형 슈퍼컴퓨터의 보급은 향후 AI 에이전트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AI 에이전트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관련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생태계 확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네오엠텔 창업 멤버로 활동했으며, 이후 SK텔레콤에서 근무했다.
현대자동차 생산기술개발센터, LG전자 CTO부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네이버 네이버랩스 자문교수를 역임했으며, 유비벨록스·휴맥스·현대오토에버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산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모빌리티학회 회장, SDV표준화협의체 운영위원장,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 한국ITS학회 부회장, 한국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전장부문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 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HMG경영연구원 · 현대케피코· 업스테이지 · 오토노머스에이투지·마음AI 자문교수를 맡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