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 대결 서막⋯여야, 싸우기도 전 내부 시끌[여의뷰]

'창과 방패' 대결 서막⋯여야, 싸우기도 전 내부 시끌[여의뷰]

與 '용혜인 논란'에 '김승원 의혹'까지 겹쳐
野, 윤리위 후폭풍에 가처분·재심 '도미노'
"인사청문회 정쟁에 부동산·예산 등 묻힐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일 국회 본청 앞에서 22대 국회 후반기 정기국회 개원 기념 사진을 촬영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조정훈 기자] 100일 간의 정기국회가 막이 오르면서 여야의 본격적인 '창과 방패' 대결이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정부·여당은 개각 인사청문회와 당 내 계파 갈등이라는 이중 악재를 안고 있고 국민의힘 역시 윤리위원회 징계 후폭풍이 가처분과 재심 청구로 번지면서 '단일대오'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맞붙어야 할 최대 전장은 민생과 정책이다. 부동산 정책과 세제 개편, 사법 개혁 법안은 물론 821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까지 다뤄야 하는 사실상 현 정부 2년 차 국정 성패를 가를 무대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경제 입법을 앞세우고,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정책을 견제한다는 구상이지만 인사청문회와 당내 갈등이 정국을 선점할 경우 정작 시급한 민생 법안 논의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의 첫 번째 변수는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다. 특히 국민의힘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집중 검증 대상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민주·범진보도 용혜인 '겸직·자질' 지적

용 후보자를 둘러싼 겸직 및 과거 정치 활동 관련 논란과 김 후보자의 과거 변호사 활동 및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이 야당의 핵심 공격 소재로 떠올랐다. 용 후보자의 경우 범 진보 진영 및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겸직 및 자질 등을 지적할 정도다

문제는 민주당이 개각 후속 대응 과정에서 얼마나 내부 전열을 정비하느냐다. 여권 입장에서는 인사청문회가 야당의 공세에 끌려가는 정국이 될 경우 새 내각의 국정 동력 확보라는 개각의 본래 목적이 약화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사실상 정기국회 첫 승부처로 삼아 정부의 인사 검증 실패를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김승원·용혜인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최근 윤리감찰단 부단장에 임명했던 강민구 전 부단장을 임명 하루 만에 해임하면서 논란이 커진 점은 당 내 불만 요소를 낳은 모양새다.

강 전 부단장이 당 내 특정 세력과 관련된 발언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윤리감찰단 운영과 인선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김 대표는 논란이 확산하자 신속하게 해임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당 내 갈등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뒤 처음으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대표, 최민희 수석최고위원, 이성윤 최고위원, 한민수 최고위원. 2026.8.20 [사진=연합뉴스]

강민구 부단장 해임에 '친청계' 반발

특히 친청계(친 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변수다. 이들은 강 전 부단장의 개인 문제를 넘어 윤리감찰단이 당내 특정 세력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며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최민희 최고위원은 "윤리감찰단 운영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친청계 인사들도 당 지도부의 윤리감찰단 운영 방식에 공개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대표로서는 개각 인사청문회라는 대여 전선과 동시에 당 내 계파 갈등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칫 윤리감찰단 논란이 확산하면 정부·여당의 정책 메시지와 정기국회 입법 전략이 당내 갈등에 묻힐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의힘 역시 사정은 녹록지 않다. 중앙윤리위원회 징계를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진종오 의원이 3일 가처분 신청 입장을 밝힌 가운데 권영진·서범수 의원도 각각 당원권 정지 징계에 대해 재심 청구에 나설 방침이다.

윤리위 징계를 둘러싼 불복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지도부가 강조해온 당의 '단일대오'가 흔들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당은 이날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문제를 촉발한 선관위 개혁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불발 됐다. 의총에는 장동혁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지난 8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8.20 [사진=연합뉴스]

국힘, 당 내 갈등이 '정책 주도권 잡기' 발목

국민의힘으로서는 여당을 향한 공세와 동시에 내부 수습이라는 이중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부동산·세제 정책과 예산안을 강하게 견제하려면 원내 전열을 정비하고 지도부 중심의 메시지를 만들어야 하지만 윤리위 징계에 대한 재심과 가처분이 잇따를 경우 당 내 갈등 이슈가 정책 현안을 압도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정기국회의 초반 승부처는 '누가 더 세게 싸우느냐'가 아니라 '누가 내부를 먼저 정리하고 민생 의제를 선점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방어·개각 논란 수습과 계파 갈등, 국민의힘은 윤리위 후폭풍과 당 내 이견 봉합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 시선이다. 부동산 시장 불안과 세제 개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기업과 투자 관련 제도 개선 등 민생과 직결된 법안들은 시급한 논의와 처리가 필요한데 정기 국회 초반이 인사청문회 정쟁으로 채워질 경우 입법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여야 모두 민생을 앞세우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국회 의제가 무엇으로 채워지는 지가 관건이다. 국회는 다음 달 국정감사와 11월 예산안 심사도 앞두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 지도부 모두에게 리더십을 평가받는 무대"라며 "민주당은 개각 논란을 넘어 국정 성과를 뒷받침할 입법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국민의힘은 윤리위 후폭풍을 수습하면서 대안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과 방패가 서로를 겨누는 사이 정작 국민에게 필요한 법안이 멈춰서는 안 된다"며 "이번 100일 정기국회가 정쟁의 장으로 끝날지, 민생 입법의 장으로 기록될지는 결국 여야 지도부가 내부 갈등을 얼마나 빨리 정리하고 민생 의제를 전면에 세우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조정훈 기자(jjhji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