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톺아보기] IFA 2026, 밀레의 가전용 피지컬AI 전략

[정구민의 톺아보기] IFA 2026, 밀레의 가전용 피지컬AI 전략

가전 데이터 수집을 통한 AI 성능 향상 및 프리미엄 브랜드 유지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IFA 2026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홈, 로봇 등 차세대 기술과 이를 적용한 가전제품이 대거 공개된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는 2일(현지시간) ‘가사 일의 끝이 보인다’라는 비전으로 IFA 프레스 콘퍼런스를 시작했다.

IFA 2026이 열리는 메인 전시장 '메쎄 베를린' 전경. [사진=IFA]

지난 2024년 한 폴란드계 미국인 작가는 ‘AI가 빨래와 설거지를 해줘서 내가 글을 쓸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는데, AI가 글을 쓰고 내가 빨래와 설거지를 하고 싶지는 않다’는 글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밀레는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주방 가전을 위한 AI 기능의 성능 향상을 제시했다.

밀레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기계·화학·전자의 융합이 필요한 주방 가전에서 자체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성능을 높이는 피지컬AI 전략이다. 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제품 개선에 활용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밀레의 AI 주방 가전 진화

밀레는 ‘가사 일의 끝이 보인다’는 말로 AI 주방 가전의 현재를 설명했다. 스마트 가전의 개념은 오래전부터 제시돼 왔다. AI의 빠른 발전으로 주방 가전에서도 가사 일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조리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을 사용할 때 어떤 설정과 작업이 필요한지 사용자가 판단하는 시간을 줄이고,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밀레의 조리기기에는 컬리너리 코치(Culinary Coach) 기능이 제공된다. 사용자가 원하는 음식의 조리법을 제공하고, 실제 조리 과정에서는 AI 카메라로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조리가 잘 이뤄지도록 조절한다.

G8 식기세척기에서 AI 기반 인식과 맞춤형 세척 소개 [사진=정구민 국민대 교수]

식사 후 설거지를 위한 식기세척기도 중요한 요소다. 밀레는 G8 식기세척기에서 카메라 기반의 AI 인식 기능과 세척·건조 최적화 기능을 강조했다.

카메라를 통해 식기 적재량과 음식물이 묻은 정도를 파악하고 세척과 건조 과정을 최적화한다. 밀레는 에너지 효율도 25% 높였다고 밝혔다.

W2 세탁기와 T2 건조기에도 사용자의 판단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이 적용됐다. 세탁물의 종류와 적재량에 맞춰 세탁 과정을 조정하고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해 사용자가 세탁 과정에서 직접 설정해야 하는 부분을 줄이는 방식이다.

밀레는 IFA 2026에서 미래형 세탁 콘셉트인 캐리(Cary)도 공개했다. 캐리는 센서와 AI를 통해 세탁물의 섬유 종류와 색상을 인식하고, 이에 맞춰 세탁 프로그램과 세제 투입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사용자가 세탁 코스를 직접 선택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AI 기반 세탁 자동화 비전을 제시했다.

밀레의 가전용 피지컬AI 전략

밀레의 피지컬AI 전략은 많은 기업에 좋은 참고가 된다. 밀레는 다양한 주방 가전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로 정보를 수집해 AI 기능 개선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전자·기계·화학 등 복합적인 요소가 중요한 주방 가전에서는 데이터 수집을 통한 피지컬AI 전략이 중요하다. 최근 후발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밀레는 다양한 자사 가전에서 수집한 ‘규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수많은 자사 차량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처럼 밀레도 자사 가전의 운영 데이터를 모아 ‘규모의 데이터’를 만들고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AI 기반 요리 도우미 컬리너리 코치 소개 [사진=정구민 국민대 교수]

밀레가 주는 피지컬AI 진화 방향성에 대한 고민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하는 독일 밀레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도전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고가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는 지멘스·보쉬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가전 전시회 IFA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밀레의 AI 전략은 다양한 시사점을 준다.

밀레의 주방 가전 피지컬AI 전략은 우리나라의 제조AI 전략에도 시사점을 준다. 경쟁력을 가진 산업의 데이터를 어떻게 축적하고 AI 성능을 높일 것인지는 미래 산업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다.

밀레는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 개선에 다시 활용하는 폐루프 학습과 배포 사례를 보여줬다. 제조 데이터 수집과 제조AI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에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사진=본인 제공]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네오엠텔 창업 멤버로 활동했으며, 이후 SK텔레콤에서 근무했다.

현대자동차 생산기술개발센터, LG전자 CTO부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네이버 네이버랩스 자문교수를 역임했으며, 유비벨록스·휴맥스·현대오토에버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산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모빌리티학회 회장, SDV표준화협의체 운영위원장,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 한국ITS학회 부회장, 한국자동차공학회 자율주행전장부문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 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HMG경영연구원 · 현대케피코· 업스테이지 · 오토노머스에이투지·마음AI 자문교수를 맡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