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국민의힘은 3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패키지 법안과 세법 개정안을 두고 "국민이 낸 세금을 대통령이 선심 쓰기 위한 '이재명 저수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패키지 법안과 '2026년 세제개편안' 11개 세법 개정안을 2027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다"며 "세법으로 더 걷고 지방에 갈 돈을 떼어내 162조원짜리 저수지에 가둬두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 전체 규모는 162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실제 사업비는 45조4000억원이다.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대 분야를 제외한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편성됐으며, 이 중 96조9000억원이 총괄계정에 배정됐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104조원의 목표수익률과 투자 범위, 손실 발생 시 책임과 보전 방식도 법안 통과 뒤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104조원짜리 백지수표에 국회가 먼저 서명하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기금 운용 과정에서 정부의 재량이 지나치게 크다는 주장도 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금융성 기금으로 분류해 주요 항목 지출의 30%까지 국회의 사전 심의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획예산처 장관이 기금을 관리·운용하면서 기금운용심의회 위원장까지 맡는 구조를 문제 삼으며 "돈을 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심의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지방재정 감소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안이 지방교부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전입액을 먼저 제외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추계를 인용해 현행 산식대로라면 내년도 보통교부세가 98조1000억원이지만 정부안이 적용되면 68조5000억원으로 줄어든다며 "법정 지방 몫 29조6000억원이 지방에서 중앙정부 기금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교부금 32조5000억원과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 등 총 63조원의 재원이 미래대응기금으로 전환되는 반면 지방·교육·인재 분야의 실제 사업지출은 17조9000억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자동으로 배분되던 재원을 중앙정부가 설계한 기금사업과 지원 기준을 거치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라며 교육부와 행정안전부가 시·도교육감 및 17개 시·도지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는지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초과세수 활용 방식을 놓고도 정부와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세계잉여금을 교부세·교부금 정산과 공적자금 상환, 국채 상환, 추가경정예산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초과세수를 담을 그릇은 이미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년 적자국채를 100조1000억원 새로 발행하면서 미래대응기금에는 104조4000억원의 여유자금을 쌓아두는 방식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9월 2일 기준 연 4.418%까지 오른 상황"이라며 "4%대 금리로 100조원을 빌리면서 104조원을 쌓아두는 것은 '빚내서 곳간 채우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국채를 새로 찍을 때가 아니라 갚을 때"라고 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도 다시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지난달 3일 발표했던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안을 29일 만에 철회했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과 일부 세율 인상 등은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당초 발표한 세제개편안 기준 순증세 규모가 3조4430억원이며 이 가운데 종부세가 2조1815억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세제개편을 실무적으로 총괄한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점을 거론하며 "오는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낱낱이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입법 절차도 문제 삼았다. 미래대응기금 관련 법안의 입법예고 기간이 나흘, 세법은 16일, 관세법은 7일에 그쳤다며 "예산안과 같은 날 국회에 던져 예산 심사에 법안을 묶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에 △104조4000억원 여유자금의 목표수익률·투자범위·손실 보전방식 제출 △기금 규모 상한 및 존속기간 법률 명시 △30% 임의변경 조항 삭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지방교부세 개편 철회 △초과세수의 국채 상환 우선 사용 △세수효과 재추계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겠다"며 "국민의 재산권과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