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좋은데 왜 안 올까?”…경북 초등생들의 ‘통계 질문’이 전국 대상 됐다

“우리 학교 좋은데 왜 안 올까?”…경북 초등생들의 ‘통계 질문’이 전국 대상 됐다

매원초, 만족도 4.6점인데 예비 학부모 평가는 3.1점…통학·안전 인식 격차 데이터로 찾아내
카드뉴스 알리자 통학 우려 24.6%→13.2%…경북, 전국 1640팀 경쟁서 초·중·고 전 부문 수상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교육청(교육감 임종식)은 국가데이터처가 주최하고 국가데이터인재개발원이 주관한 ‘제28회 전국학생통계활용대회’에서 경북 학생들이 초등부 대상을 비롯해 초·중·고 모든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전국학생통계활용대회는 학생들의 통계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1999년부터 열리고 있는 통계 탐구대회다.

‘제28회 전국학생통계활용대회’ 대상을 수상한 초등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경북교육청]

올해는 전국에서 초등 244팀, 중등 556팀, 고등 840팀 등 모두 1640팀이 참가했다.

서면심사와 발표, 심층면접 등 3단계 경쟁을 거쳐 최종 수상작이 가려졌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초등부 대상을 차지한 매원초등학교 학생들의 탐구다.

주제부터 아이들의 생활과 맞닿아 있었다.

‘우리 학교 좋은데, 왜 안 올까.’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막연한 평가 대신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

공공데이터를 분석하고 재학생과 학부모, 예비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다.

재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점이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예비 학부모의 학교 평가는 3.1점에 그쳤다.

학생들은 1.5점의 차이가 어디에서 생겼는지를 다시 파고들었다.

분석 결과 통학과 안전에 대한 인식 차이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학교의 장점이 예비 학부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데 주목한 것이다.

학생들의 탐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스쿨버스 운행과 무료 방과후수업 등 학교의 장점을 알기 쉽게 정리한 카드뉴스를 직접 제작해 배포했다.

그리고 홍보 전후의 변화를 다시 조사했다.

그 결과 예비 학부모의 학교 관련 인지율은 약 20% 상승했다.

통학에 대한 우려 역시 기존 24.6%에서 13.2%로 11.4%포인트 낮아졌다.

‘문제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원인을 찾은 뒤 직접 해결책을 실행하고, 그 효과까지 다시 데이터로 검증한 것이다.

단순히 그래프를 예쁘게 만들거나 복잡한 통계기법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대상의 의미가 크다.

학생들은 이를 토대로 학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예비 학부모들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

중·고등학생들의 탐구도 생활과 사회문제를 향했다.

포항제철중학교는 중등부 금상인 국가데이터처장상을 받았다.

경산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은 ‘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한 응급의료시설 분포 분석에 관한 연구’로 고등부 은상을 차지했다.

학생들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응급의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지표화하고 이를 토대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취약지역과 응급의료 공백이라는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학생들의 시선으로 데이터화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구미문성초등학교와 문성중학교도 각각 초등부와 중등부 은상을 수상하면서 경북은 초·중·고 모든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제28회 전국학생통계활용대회’ 초등부 대상 포스터 [사진=경북교육청]

이번 대회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한 ‘통계 실력’만은 아니다.

초등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문제를 발견하고 고등학생이 지역 의료공백을 들여다보듯 아이들이 숫자를 외우는 데서 벗어나 숫자로 세상을 읽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 눈길을 끈다.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 못지않게 그 데이터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찾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매원초 학생들이 던진 “우리 학교 좋은데 왜 안 올까?”라는 평범한 질문 하나가 오히려 미래형 데이터 교육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셈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학생들이 탐구 중심의 수학·통계 교육을 통해 데이터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역량을 꾸준히 키워온 결과”라며 “특히 생활 속 문제와 사회적 현안을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형 융합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