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바뀐다④] 드론 30배 늘리면 병력도 줄까…'소총 대신 조종기' 軍이 바뀐다

[군대가 바뀐다④] 드론 30배 늘리면 병력도 줄까…'소총 대신 조종기' 軍이 바뀐다

2040년 병사 비중 60%→37%…간부는 40%→63% 확대 구상
정찰·수송 무인화해도 운용·정비 인력 필요…AI·통신·사이버 인재 수요↑
병역자원 급감 대응 '50만 드론전사' 추진…핵심은 병력 감축 아닌 재편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드론과 로봇이 전장에 확산하면 병력은 얼마나 줄어들까.

위험한 임무에 직접 투입되는 병력은 줄일 수 있지만 무인체계를 움직이고 고장 난 장비를 정비할 사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드론이 보내오는 정보를 분석하고 통신망을 지키는 인력도 필요하다.

인공지능(AI)이 처리하는 전장정보를 감독하고 예외 상황에 대응할 전문인력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무인화가 군대를 '사람 없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병력의 역할과 구성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인전력이 확대돼도 운용·정비와 최종 판단을 담당할 전문인력은 필요하다는 모습을 구상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챗GPT]

3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군은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증강한 병력 절감형 군 구조를 목표로 2040년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6월 공개한 개편 방향에는 현재 60%인 병사 비중을 2040년 37%로 낮추고, 40%인 간부 비중은 63%로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아직 확정된 정원은 아니지만 병사 중심의 병력구조를 숙련된 간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군 구조 개편의 배경에는 병역자원 감소가 있다. 국방부가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군 입대 가능 병역자원은 2019년 33만2000명에서 2022년 25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2035년에는 22만8000명, 2043년에는 12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과 비교하면 약 64% 감소하는 규모다.

2043년 병역자원은 2019년과 비교하면 약 64% 줄어드는 규모다. 지금과 같은 병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부족한 사람을 첨단기술로 보완하는 것이 군 구조개편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드론 30배 늘어도 '사람 손' 필요

군은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해 드론과 AI를 활용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난 6월 드론·무인기 전력을 현재보다 약 30배 증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계와 정찰, 물자수송 등 병력이 담당하던 임무 일부를 무인체계로 전환해 전투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무인체계가 늘어난다고 사람이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가 구상한 2040년 국방 총인력은 50만명 수준이다. 여기에는 현역 군인뿐 아니라 군무원과 민간인력, 상비예비군 등이 포함된다. 현역병 감소를 간부와 예비전력, 민간 전문역량으로 보완하는 구조다.

12일 경기 파주시 무건리 훈련장에서 2025 FS/TIGER 일환으로 실시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활용 '한미연합 WMD(대량살상무기) 제거훈련'에서 25사단 장병들이 시설을 정찰 및 확보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무인기는 탑승 인원을 줄일 수 있지만 운용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없애지는 못한다. 기체 조종과 임무 통제, 센서 운용, 정보분석, 정비와 부품관리 등이 뒤따라야 하며, 통신 두절이나 기체 이상, 잘못된 표적 식별과 같은 비정상 상황에 대응할 인력도 필요하다.

미 공군의 MQ-9 리퍼 운용체계가 대표적이다. 미 공군 공식 팩트시트에 따르면 따르면 MQ-9 체계는 센서와 무장을 탑재한 항공기뿐 아니라 지상통제소, 위성통신 링크, 예비 장비, 운용·정비 인력으로 구성된다.

기본 임무 승무원도 항공기를 통제하고 임무를 지휘하는 조종사와 센서·무장을 담당하는 운용요원으로 나뉜다. 무인은 조종사가 기체에 탑승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전체 운용 과정에 사람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12일 포항 해상에 위치한 해군 독도함에서 실시된 '대형플랫폼 함정 무인기 운용 전투 실험' 에서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에서 개발 중인 고정익 무인기 모하비(Mojave)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무인기 확대에 맞춰 별도의 정비조직도 생겨나고 있다. 미 해병대는 지난 6월 제5그룹 무인항공체계의 자체 정비를 지원하는 최초의 전담부대 '무인정비대대 14'를 창설했다.

미 해병대는 이 부대가 전방 배치 지역에서 무인항공체계의 정비 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무인기 전력화가 조종인력뿐 아니라 기체와 전자장비를 관리할 기술인력 수요로 연결된 사례다.

AI가 표적 찾아도 최종 책임은 사람에게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광화문 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첨단 무기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전투 임무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람이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중요해진다.

미 국방부는 자율·반자율 무기체계를 설계할 때 지휘관과 운용자가 무력 사용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인간 판단'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운용자가 체계의 기능과 한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시스템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거나 필요한 경우 기능을 활성화·비활성화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도 요구한다.

다만 모든 자율무기의 공격을 사람이 매번 직접 승인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율화 수준과 임무 특성에 따라 사람의 개입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무기체계가 고도화될수록 무력 사용에 대한 지휘·감독과 책임 구조도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무인이동체X민군협력엑스포' LIG D&A 부스 전시장에 놓인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MPD'와 하이브리드 수송드론 'KCD-40'. [사진=최란]

소총 대신 조종기…軍 인력지도 바뀐다

무인화가 진전되면 군 인력 수요의 중심도 달라질 전망이다. 경계·정찰이나 위험지역 수색 등에 직접 투입되는 인력은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무인체계를 운용·정비하고 AI와 데이터를 관리할 숙련인력의 중요성은 커진다.

국방부가 병사 비중을 낮추면서 간부 비중을 높이려는 것도 장기간의 교육과 숙련이 필요한 직무를 안정적으로 맡기려는 취지다.

특히 무인전력은 안정적인 통신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원격조종과 임무정보 전송, 센서 영상 공유가 데이터링크와 위성통신망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통신망이 교란되거나 지상통제체계가 사이버공격을 받으면 기체 자체에 이상이 없어도 작전 수행이 제한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무인이동체X민군협력엑스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 전시장에 놓인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 [사진=최란 기자]

이에 따라 무인기 조종요원뿐 아니라 통신·네트워크 운용, 사이버방어, 위성체계, 전자기전 등에 대응할 인력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상·해상·공중·사이버·우주·전자기 등 전장영역을 초연결·지능형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군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무인기 조종요원뿐 아니라 통신·네트워크 운용, 사이버방어, 위성체계와 전자기전 대응 인력까지 확보해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온전히 가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방부도 자율·반자율 무기체계의 개발요건으로 사이버보안과 사이버 생존성, 작전 회복력을 명시하고 있다. 운용자 교육과 교리, 전술·절차, 군수지원체계를 함께 마련하도록 한 것도 무인장비만 도입해서는 전력을 완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간도 부족한 AI 인재…軍 전문인력 확보 '숙제'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DSK 2025(드론쇼코리아)'에서 관람객들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에서 차기군단무인기(NCUAV) Block-II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KAI]

전문인력 확보는 또 다른 난관이다.

산업통상부의 '2025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산업기술인력 부족 인원은 약 4만명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6561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이 필요로 하는 AI·소프트웨어·전자·기계 분야 인력이 민간에서도 부족한 만큼 처우와 경력관리, 교육체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이 앞으로 필요로 하는 AI·소프트웨어·전자·기계 분야 전문인력은 민간에서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직군이다. 단순히 병사의 숫자를 줄이고 간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군이 원하는 첨단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처우와 경력관리, 전문교육체계까지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은 무인체계 운용능력을 일부 전문병력에 국한하지 않고 전 장병의 기본역량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50만 드론전사' 양성이다. 전 장병이 입대 이후 드론 비행기술을 익히고 필요한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장병 50만명에게 드론을 한 대씩 지급하거나 별도의 조종사 50만명을 육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드론 운용을 일부 특수인력만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장병들이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보편적 전투역량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경기 양평군 옥천면 제11기동사단 108기계화 보병대대를 방문, 부대에서 운용중인 드론의 조종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결국 무인화의 핵심은 사람을 군에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인력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떤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인가에 있다.

드론과 로봇이 병사의 위험한 임무를 대신할수록 이를 움직이고 정비하는 인력, AI를 감독하는 인력, 통신망과 사이버공간을 지키는 인력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