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민자고속도로 요금소에 설치된 충격흡수시설 10개 중 4개 이상이 설치된 지 15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운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핵심 안전시설이지만 명확한 교체 주기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예방 중심의 관리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토교통부와 민자고속도로 법인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3개 민자고속도로 요금소에 설치된 충격흡수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간 교체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23개 민자고속도로 요금소 광장부에서 발생한 충·추돌 사고는 총 136건이다. 이들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64명이 다쳐 모두 1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노선별로는 구리포천선의 피해가 가장 컸다. 해당 기간 36건의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치는 등 모두 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어 평택시흥선에서 25명(사망 3명·부상 22명), 안양성남선에서 21명, 용인서울선에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 주요 민자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인명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충돌 사고 발생 시 차량 충격을 흡수해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할 안전시설 상당수가 노후화됐다는 점이다.
안 의원실이 23개 민자고속도로 노선의 요금소 충격흡수시설 344개소, 총 898개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09년 이전 설치돼 15~22년이 지난 시설은 392개로 전체의 43.7%에 달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의 경우 2002년 설치된 시설이 포함됐으며 대구부산고속도로는 2005년,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는 2006년 설치된 시설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후화 못지않게 관리 기준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체 충격흡수시설 898개 가운데 87.1%인 782개는 ‘보수·대체 필요시’ 등 관리 주체의 판단에 따라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반면 10년이나 25년 등 법정 내구연한 또는 정량적인 교체 기준이 명시된 시설은 116개로 전체의 12.9%에 그쳤다.
현행 국토교통부 ‘차량방호안전시설 관리 지침’ 역시 주기적인 시설 점검과 사고 발생 이후 조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장기간 사용에 따른 성능 저하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정량적인 교체·유지관리 기준은 미흡하다는 게 안 의원 측의 설명이다.
특히 요금소 광장부는 차로가 분리·합류하고 차량이 요금소 구조물과 근접해 통행하는 특성상 충돌 사고 발생 시 안전시설의 성능이 인명 피해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요금소 광장부는 구조상 충·추돌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구역”이라며 “사고가 난 뒤에야 시설을 교체하는 사후약방문식 관리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민자고속도로 내 노후 안전시설에 대한 전수 점검을 실시하고 예방적 차원의 정량적 교체 주기와 정비 기준을 조속히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자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충격흡수시설의 단순 설치 여부를 넘어 사용 연한과 성능 저하 정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