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에 불응한 쿠팡이 법원에 조사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가 조사 계획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은 채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공정위는 이미 조사 기간이 끝나 효력을 정지할 실익이 없는 데다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향후 조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맞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쿠팡 측 대리인단은 이날 서울고법 행정6-2부(최항석·박영주·김민기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에서 "이 사건은 그간 관행적으로 사전 통지가 누락된 채 이뤄진 공정위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관련 현장조사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쿠팡 측은 사전 통지 없이 이뤄진 현장조사가 행정조사기본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가 법에서 정한 사전통지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쿠팡 측 대리인단은 "현장조사 효력이 유지되면 공정위가 곧바로 조사 방해를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 만큼 집행정지를 인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는 조사 기간이 이미 종료돼 집행정지의 실익이 없다고 맞섰다. 공정위 측 대리인단은 조사 공문에 명시된 기간이 지난달 28일 만료됐다며 "효력정지 결정이 내려지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쿠팡의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향후 현장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사 대상 업체들이 집행정지를 신청해 현장조사를 중단시키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양측에 일주일 이내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한 뒤 심문을 마쳤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9~24일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쿠팡은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공정위는 현장에서 철수했다.
공정위는 이날 오전에도 쿠팡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자료 확보를 위해 별도의 현장조사에 나섰다. 쿠팡은 이날 조사에는 거부 없이 응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