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정부가 국산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및 플랫폼 확보에 다시 힘을 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중요성이 부각된 mRNA 기술이 최근 암 백신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정부도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는 정부의 투자 확대 의지를 환영하면서도 단순 지원만으로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기술 축적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촘촘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는 한편, 연구성과가 실제 제품화·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 예산을 405억원으로 증액했다. 올해 264억원보다 141억원(53.4%) 늘어난 규모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병원체 분석부터 항원 설계, 임상 진입까지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한국형 팬데믹 대비 엔진(K-AI PPX)'에는 80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국산 mRNA 항체치료제 개발에도 15억원을 투입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총 5052억원을 투입해 현재 전량 수입 중인 mRNA 백신을 국산화하고 신속개발 플랫폼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단계별로 지원해 2028년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현재 GC녹십자 등 국내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관련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mRNA 백신 신속 개발 플랫폼이 확보될 경우 팬데믹 상황에서도 최대 200일 내 백신 제조가 가능하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이번 질병청 예산 확대 역시 이러한 mRNA 백신 자립화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mRNA는 우리 몸의 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mRNA 백신은 특정 항원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일종의 '설계도'를 체내에 전달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개발·생산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며 코로나19 당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폭넓은 활용성도 주목받고 있다. 목표 항원에 따라 mRNA에 담는 유전정보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모더나가 머크와 개발한 mRNA 암 백신이 대규모 후기 임상에서 처음으로 성공하며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mRNA 기술 자립을 위한 정부의 투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원 규모 자체보다 정부가 mRNA를 미래 핵심 기술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mRNA 백신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지원 규모가 엄청 크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금액 자체보다 정부가 mRNA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단순 의지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지속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RNA는 단기간의 R&D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전달체와 생산공정, 비임상·임상 등 전 과정에 걸친 기술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코로나19 당시에도 2023년까지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원에 나선 바 있다. 2022~2023년 5개 부처가 70개 관련 과제에 투입한 예산만 약 893억원에 달하지만 당초 목표였던 국산 mRNA 백신 제품화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단계별 목표와 지원 방향을 담은 촘촘한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구 성과를 실제 제품화·상용화까지 연결하는 것도 과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mRNA는 코로나19를 통해 예방백신으로 이미 가능성이 검증된 플랫폼이고, 최근에는 암 등 치료 영역으로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국내에서도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투자와 지원은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지원이 연구개발 단계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며 "실질적인 제품화와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지원책을 함께 고민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