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9조' 예산에 인사 검증만 '8명'⋯전운 가득 국회

'820.9조' 예산에 인사 검증만 '8명'⋯전운 가득 국회

3일 첫 본회의⋯820.9조 예산안 제출
7~8일 대표연설 뒤 나흘간 대정부질문
與 국정 과제 입법 속도⋯野 견제·수정
검찰개혁·주택·재정에 '8명 인사 검증'도

조정식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22대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3일 법안 처리 본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의사 일정에 들어간다. 같은 날 820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7~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9일부터 나흘 간 대정부질문이 이어진다.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특별감찰관·대법관 후보자 등 최소 8명에 대한 인사 청문 절차도 함께 진행된다. 여야가 민생 관련 법안에선 어느 정도 공통 분모를 확인한 반면 검찰 개혁과 주택 공급, 재정 운용, 인사 검증 등의 경우 입장 차가 극명해 초반 심의 과정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3일 첫 본회의·예산안…與 '입법 속도' 野 '견제·수정'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3일 정기국회 첫 법안 처리 본회의를 연다.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국정 과제를 실제 법안과 예산으로 옮기는 첫 정기국회다.

여야는 민생 법안의 우선 처리에는 뜻을 모았다. 전날 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공약 가운데 공통되는 민생 분야 공약 74개를 추려 신속하게 입법 하기로 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대립하더라도 민생이라는 공통 분모 앞에서는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각 당이 준비한 정책과 법안을 펼쳐 놓고 교집합이 되는 민생 법안부터 추려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키자"고 밝혔다.

다만 검찰 개혁과 주택 공급 등 개별 쟁점으로 들어가면 여야의 접근법이 갈린다.

검찰 개혁 분야에서 민주당은 공소청·수사청 체제를 안착 시키기 위한 후속 입법을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 검찰 개혁의 대 원칙을 완성하기 위한 공소청·수사청 관련 후속 법안이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과 경찰 권한 집중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소청·중수청 출범 이후 수사 기관 간 권한을 어떻게 배분하고 경찰 수사를 견제할 장치를 마련할 지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택 공급 분야에서도 여야는 공급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세부 방안에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주택 공급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 속도전' 차원에서 정비 사업을 지원하는 도시정비법과 도심 내 부지인 용산공원 일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용산공원특별법 등이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 도심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에는 도심 녹지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용산공원 활용 구상을 비판하며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정비 사업 규제는 단단히 묶어둔 채 녹지 부지를 파헤치는 것은 전형적으로 '거꾸로 공급'"이라고 비판했다.

3일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이 상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실제 필리버스터 가능성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에게 정기국회 기간 해외 출장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실시 여부를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같은 날 국회에 제출되는 2027년도 예산안에서도 여야의 입장 차가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본 예산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을 편성해 미래 성장동력과 청년·지역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총 지출 증가와 확장 재정이 물가·금리, 가계 부채에 미칠 영향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한국은행은 물가와 가계 부채를 고려해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데 재정 당국은 엑셀을 밟는 상황"이라며 "확장 재정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 영 끌 대출을 받은 청년이나 금융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예산 심사의 쟁점이다. 정부는 기금을 통해 청년·성장동력·지역·교육·인재 분야 등에 투자하고 일부는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대규모 기금 조성이 재정 건전성과 국회의 예산 통제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최초 기금운용계획이 국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거치는 만큼 정부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기국회 개원식에 앞서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대표연설 이어 대정부질문·8명 인사검증…검증 일정 줄이어

3일 본회의와 예산안 제출 이후에는 여야가 정기국회 대응 기조를 직접 제시하고 정부를 상대로 질의하는 일정이 이어진다.

7일 민주당, 8일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각 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거나 검증할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국정과제 입법과 예산 처리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만큼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연찬회에서 정부 정책 검증과 대안 제시를 강조한 상태여서 지난 1년 간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 및 정기국회 검증 과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9일부터 14일까지 나흘 간 대정부질문이 진행된다. △9일 정치 △10일 외교·통일·안보 △11일 경제 △14일 사회·교육·문화 분야 순이다. 대표연설에서 제시된 여야의 정기국회 기조가 실제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질의와 답변으로 구체화되는 일정이다.

지난해 9월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과 확장 재정, 검찰·사법 개혁 등이 주요 공방 대상이었다. 올해는 관련 정책이 공소청·중수청 후속 입법과 주택 공급 법안, 2027년도 예산안 등으로 구체화된 이후 진행되는 만큼 그간의 추진 과정과 정책 효과도 질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정부 질문과 함께 인사 청문 절차도 진행된다.

청문 절차를 앞둔 장관 후보자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김승원 법무부 △강신철 국방부 △홍지선 국토교통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이다.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와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최소 8명이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후보자별 검증 쟁점도 구체화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김승원 후보자를 "지명 철회 0순위"라고 지목했다. 김 후보자가 민주당의 검찰 개혁 입법을 주도해 온 만큼 청문 과정에서는 공소청·중수청 출범과 보완수사권 등 수사 체계 개편 문제가 함께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용혜인 후보자를 두고는 장관에 임명된 뒤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함께 유지 할 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는 자신이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점 등을 들어 의원직 유지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이날 관련 질문에 대해 "청문회를 잘 준비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밖에 다른 후보자들은 소관 부처의 주요 정책과 전문성 등을 중심으로 검증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인사 청문 절차가 민생 입법과 예산 처리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인사 청문회 때문에 민생 입법이 멈추거나 정쟁 때문에 예산 심사가 늦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기국회 초반 관건은 민생 분야에서 확인한 여야 공통 분모가 실제 입법 성과로 이어지는 동시에 검찰개혁·주택·재정·인사 등 쟁점 현안을 얼마나 처리해낼 수 있느냐다. 3일 첫 본회의에서 시작되는 여야 입장 차가 대표 연설과 대정부 질문, 인사 청문 과정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 지가 향후 정기국회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