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 이틀 만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김용범 책임론'이 누적된 상황에서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되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실장은 8월 31일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오늘 9월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의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로써 지난해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은 김 실장은 임명 약 1년 3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번 김 실장의 사퇴에 '정치적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야당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청와대는 김 실장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고, 개각 때도 유임시키며 김 실장을 중심으로 기존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개각 단행 다음 날 나온 여론조사에서 국정 수행 지지율 30%대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정 동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김 실장이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김 실장이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말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레버리지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 원인으로 김 실장 본인이 계속 지목되고,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이 정부에서 일하는 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러한 사퇴 배경에 대해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참모의 경우 평균 재임 기간이 1년 2개월에서 6개월 정도"라며 "정책 집행에 있어서 원활한 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인적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2기 개각'과 별도로 김 실장이 사퇴한 것에 대해선 "경제 정책 라인이 내각에서 변화가 있지 않았나"라며 "그런 부분에서 좀 더 동력을 내기 위해 이루어진 인사"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교체하고 김 실장까지 사퇴한 만큼 경제 라인 전반에 대한 '쇄신'을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용범 실장까지 그만둘 정도라면 현재 경제 관료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괄 정리가 필요하다"며 "이른바 'F4' 가운데 임기가 정해진 한국은행 총재를 빼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은 이번에 확실히 교체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실장의 사퇴에 따라 청와대가 어떤 인물을 후임 정책실장으로 낙점할지도 관심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적 개편 기준이 정책 활성화 및 가속화를 위한 조치인 만큼 국정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인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각 수석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차후 인선까지 빈 구멍이 없이 업무가 수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실행과 관련해서도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자로 임명돼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차기 정책실장 후보군으로는 정책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현 정부의 경제 관료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의 내부 승진도 고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용우·홍성국 전 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 출신 정책통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홍 전 의원은 지난해 정부 출범 당시 초대 정책실장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내린 바 있다.
최 평론가는 "정책의 연속성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정책실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사회 변화 등에 굉장히 폭넓은 이해도가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찾고 있겠지만 대체자를 찾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