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맞벌이 가정의 하루에서 가장 불안한 시간은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다. 방학이면 그 시간은 하루 종일로 늘어난다.
경북교육청이 이른바 ‘돌봄 절벽’의 시간대를 오후 8시까지 메우는 지역형 돌봄·교육 모델을 영천에서 본격 가동한다.

경북교육청(교육감 임종식)은 1일 영천동부초등학교 후관에 조성된 ‘영천 온동네 돌봄·교육센터’를 개관하고 맞춤형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의 특징은 영천동부초 학생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천지역 초등학교 1~6학년 가운데 이용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문을 연다. 학교의 유휴·교육 공간을 특정 학교만의 시설이 아닌 지역 공동 돌봄·교육 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운영시간 역시 부모들의 현실적인 돌봄 수요를 겨냥했다.
평일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
특히 돌봄 공백이 커지는 방학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문을 연다.
센터는 보호자가 아이를 맡기는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생의 연령과 관심, 적성에 따라 돌봄과 특기·적성, 선택형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저학년에게는 키즈영어와 책놀이, 창의과학, 공예, 요리, 창의로봇, 독서논술, 보드게임, 음악줄넘기, 3D펜, 드론, 베이킹, 클라이밍 등을 제공한다.
3~6학년의 선택지는 더욱 넓다.
방송댄스와 피아노, 타악, 클라이밍부터 코딩·드론·과학실험·영어는 물론 해금·가야금·대금 등 전통음악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돌봄시간을 단순한 ‘대기시간’으로 보내게 하지 않고 아이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관심 분야를 찾아가는 교육시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설도 갖췄다.
2층에는 실내체육실과 돌봄교실, 늘봄지원실, 도란도란 휴게실을 마련했다. 3층에는 미래창작코딩실과 드론교육장, VR·AR실, 창의융합과학실, 재능예술실 등을 배치했다.
한 건물 안에서 돌봄과 디지털·과학·예술·체육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천지역 특성상 중요한 또 하나의 문제는 이동거리다.
경북교육청은 센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차량 운행도 추진한다.
대상은 영천초·영천중앙초·포은초·임고초·고경초·단포초·금호초·자천초 등 8개 학교다.
각 학교의 하교시간과 센터까지 이동거리를 고려해 2부 프로그램 참여 학생을 중심으로 차량을 운행할 예정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도 거리가 멀어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영천센터 개관은 경북교육청의 온동네 돌봄·교육망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포항과 안동에 이어 영천이 문을 열었고, 2027년 3월 1일에는 구미 온동네 돌봄·교육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청은 센터 운영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반영하고 지역의 인적·물적 교육자원을 추가로 발굴해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영천 온동네 돌봄·교육센터가 학교의 돌봄 기능을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는 따뜻한 교육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학교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을 함께 책임질 수 있도록 지역과 연계한 촘촘한 돌봄·교육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