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농어업인과 저소득층 등 기후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망 구축이 추진된다. 폭염 속 야외 작업 중 발생한 온열질환을 농어업 작업재해로 명확히 인정하고 취약계층의 냉방비와 냉방기기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경기도 화성시갑)은 31일 온열질환 피해 예방과 치료 지원을 위한 ‘온열질환 예방·치료 패키지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패키지법은 ‘농어업인의 안전보험·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에너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2건으로 구성됐다.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의 강도와 지속기간이 증가하면서 장시간 야외에서 일하는 농어업인을 중심으로 온열질환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온열질환을 재해로 명확하게 인정하고 예방·치료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온열질환 가운데 12.2%가 논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 작업 비중이 높은 농어업인의 경우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보다 체계적인 예방·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31명 가운데 농업인은 8명으로 25.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수준을 넘어서는 등 농업인의 온열질환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송 의원이 발의한 ‘농어업인 안전보험법 개정안’은 폭염특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야외 작업 중 발생한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 등의 온열질환을 ‘농어업작업안전재해’로 명확히 인정하도록 했다.
예방 대책도 강화한다.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는 작업시간을 조정하도록 권고하고, 작업 현장에 그늘막과 식수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개인용 냉각장비를 비롯한 온열질환 예방장비와 시설 보급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신설했다.
온열질환 발생 이후 치료에 대한 국가 책임도 강화한다. 개정안에는 농어업인이 온열질환으로 치료받을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범위에서 치료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저소득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냉·난방 지원도 확대된다.
함께 발의된 ‘에너지법 개정안’은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복지 지원사업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법적 근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부는 에너지 취약계층에 고효율 에어컨과 난방기기 등의 보급·설치를 지원하고 노후 냉·난방기 교체 사업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또 냉·난방에 필요한 전기요금과 에너지바우처 등을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해 폭염과 한파에 따른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패키지법은 폭염 대응 정책의 범위를 단순한 기상재난 대응에서 ‘기후복지’ 영역으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농어업인에게는 예방부터 치료까지 지원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경제적 이유로 적정한 냉방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는 에너지복지를 강화하는 이중 보호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송 의원은 “폭염은 단순한 여름철 날씨 문제를 넘어 취약계층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기후재난”이라며 “이번 패키지법을 통해 옥외 농어업인의 안전망을 보완하고 저소득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 촘촘한 기후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