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APEC으로 세계의 시선을 경북에 끌어왔다면 이제 그 관심을 ‘투자’로 남길 차례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APEC 정상회의 개최 성과를 실제 기업 투자와 공장, 일자리로 연결하기 위한 ‘포스트 APEC 투자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업에 산업단지와 보조금을 제시하고 투자를 기다리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과 기업, 투자자본, 공급망, 글로벌 네트워크를 하나로 연결하는 ‘경북형 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31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국내외 기업과 투자기관, 산업전문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미래전략 산업혁신 투자포럼’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가 추진하는 ‘포스트 APEC 경상북도 투자포럼’의 첫 번째 본행사다.
단순히 경북의 산업단지와 투자 인센티브를 소개하는 투자설명회와는 방식부터 달리했다.
산업 전망과 투자전략 논의부터 실제 투자기업의 성공사례, 유망기업 IR, 투자자와 기업 간 1대1 상담, 산업현장 방문까지 투자자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과정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었다.
첫 승부처는 경북의 핵심 전략산업인 이차전지와 미래자동차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차전지·미래차 공급망 재편과 경북의 투자 기회’를 주제로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이 좌장을 맡고 박주영 포스코기술투자 책임심사역, 조경훈 프로텍벤처스 대표이사, 최익환 상하이메탈마켓(SMM) 한국지사장, 이우영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논의의 핵심은 기업이 공장을 지을 지역을 고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데 맞춰졌다.
과거에는 부지가 얼마나 싸고 지방정부가 얼마나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후에는 산업 생태계와 기술력, 공급망 안정성, 투자자본 조달, 글로벌 시장 접근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도가 ‘투자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땅을 제공하는 지방정부에서 기업이 성장하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지방정부로 투자유치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미 경북에 투자한 기업들도 직접 무대에 올랐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을 중심으로 구축한 이차전지 밸류체인과 대규모 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일지테크는 경주 자동차부품 생산거점 투자와 재투자 경험을 발표하며 경북을 투자지역으로 선택한 이유와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을 공유했다.
지방정부가 일방적으로 투자환경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실제 투자기업이 자신의 경험을 잠재 투자기업과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도 산업단지와 가용부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기업지원제도와 투자 인센티브를 소개하며 투자기업 유치에 나섰다.
지역 유망기업들은 반대로 투자자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에이엔폴리와 암페어머티리얼즈, 투디엠, 배건하이테크, 에스피씨아이 등이 IR에 나서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소재, 탄소·그래핀, 자동차부품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외부 기업을 경북으로 끌어들이는 것뿐 아니라 경북 기업에 외부 투자자본을 연결하는 ‘양방향 투자유치’인 셈이다.
글로벌 투자망 구축에도 나섰다.

경북도는 이날 (사)월드클래스기업협회 및 중국 톈타이 로펌과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월드클래스기업협회와는 회원기업의 경북 투자와 사업 확대, 기업 성장지원, 산업·투자정보 및 기업 네트워크 교류 등에 협력한다.
특히 중국 전역에 41개 사무소와 2600여 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는 톈타이 로펌과는 한·중 기업의 상호 투자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중국 기업의 경북 투자를 발굴하는 동시에 경북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과정에서 필요한 국제 법률서비스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포럼은 발표로 끝나지 않았다.
별도 상담장을 마련해 사전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기업과 투자자를 1대1로 연결하고 현장 추가 매칭도 병행했다.
투자뿐 아니라 사업협력과 기술교류까지 실제 후속 논의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9월 1일에는 투자자들이 직접 경북으로 내려간다.
참가 기업과 투자자들은 포항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포스코퓨처엠을 방문한다.
경주에서는 명계3일반산업단지와 자동차부품 기업 신화에스엠지를 찾아 투자부지와 인프라, 기업지원 정책 등을 직접 확인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기업의 투자 결정에는 부지와 인센티브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 인력,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의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미래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부터 공장 건설, 인력 확보, 세계시장 진출까지 기업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의 투자전은 이제 시작이다.
오는 10월 7~8일에는 기계부품·방산과 바이오·식품을, 29~30일에는 반도체와 드론·미래자동차를 주제로 후속 투자포럼을 이어간다.
특히 10월 29일 서울에서는 연간 투자유치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대회와 함께 외지로 나간 기업의 경북 복귀를 지원하는 ‘경북형 연어 프로젝트’와 ‘기업인의 밤’을 연계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