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산업활동, 설비투자 '나홀로 질주'…소비·서비스 일제 부진

7월 산업활동, 설비투자 '나홀로 질주'…소비·서비스 일제 부진

설비투자 두 달째 7%대…광공업 6.7%에서 0.2%로 증가폭 급감
소비·서비스업·건설기성 감소 전환…수출 엔진도 둔화 조짐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지난 7월 산업활동은 설비투자만 홀로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나머지 지표는 일제히 조정을 받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5% 증가했다. 6월(6.9%)에 이어 두 달 연속 7% 안팎의 큰 폭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전월보다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7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도체제조용기계가 9.3% 늘며 기계류 전체 증가(4.2%)를 이끌었고, 자동차는 15.4% 줄었음에도 선박·항공기 등 기타운송장비가 늘며 운송장비 부문 전체는 15.4% 증가했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늘며 24.9%나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6월에 이어 반도체 투자 사이클과 조선·항공 업황 개선이 겹치면서 나타난 것으로, 실질적인 투자 확대 신호로 풀이된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6월 6.7%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로, '2개월 연속 증가'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사실상 보합권에 가깝다. 자동차 생산이 줄었으나 전자부품, 1차금속 등에서 생산이 늘며 간신히 플러스를 지켰다. 재고/출하비율은 재고가 2.1% 늘고 출하가 1.5% 줄면서 3.4%포인트 상승한 97.2%를 기록해, 생산 대비 재고 부담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가전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판매가 줄며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 6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둔 수요 증가와 삼성전자의 온누리문화상품권 지급에 따른 가전·통신기기 판매 급증(내구재 전월비 12.8%)의 기저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6~7월을 합쳐서 보면 4~5월 대비 1.5% 늘었고 8월 들어 카드매출 증가율도 확대되고 있어 소비 회복 모멘텀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게 국가데이터처의 판단이다. 다만 이 같은 판단이 유효한지는 8월 지표가 나와야 검증될 수 있다.

서비스업생산은 정보통신 등에서 늘었으나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에서 줄며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감소를 이끈 건 금융·보험 관련 서비스업으로, 이 부문 생산이 17.5%나 줄었다. 국가데이터처는 7월 국내 증시 거래대금과 거래량 감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이는 단순한 기저효과라기보다 7월 한 달간 실제 금융시장 활동이 위축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3.5% 증가해 레벨 자체는 양호하지만, 감소 전환의 무게중심이 실물 지표인 증시 거래 위축에 쏠려 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건설기성도 토목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으나 건축에서 줄며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5월과 6월 두 달 연속 늘었던 건축 부문이 반도체 공장 등에서의 실적 감소로 조정받으며, 전체 건설기성은 2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설비투자와 광공업 생산을 뒷받침해 온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지난 6월 70.7%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62.8%, 8월 1~20일 56.0%로 완만하게 낮아지고 있다. 설비투자와 광공업 모두 수출 호조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구조인 만큼, 이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금의 '투자 홀로 버티는' 구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순환변동치는 동행지수(101.2)와 선행지수(104.2)가 나란히 전월 대비 각각 0.8포인트, 0.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동행지수 상승은 수입액·내수출하지수 증가에 힘입은 것이고, 선행지수 상승도 수출입물가비율과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개선이 주된 요인이어서, 소비나 서비스업 등 내수 체감 지표의 반등을 반영한 결과는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날 총평에서 "7월은 생산·소비가 다소 조정을 받았으나 투자 부문에서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뒤집어 보면, 7월 산업활동은 설비투자 한 부문이 나머지 지표의 동반 부진을 상쇄하며 전체 통계의 겉모습을 지탱한 달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