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닌 문경서 ‘피지컬 AI 인재’ 키운다…286억 투입 로봇 마이스터고 뜬다

서울 아닌 문경서 ‘피지컬 AI 인재’ 키운다…286억 투입 로봇 마이스터고 뜬다

문경공고 교육부 최종 지정…2028년 AI로봇개발·제어 4학급 60명 전국 모집
학급당 15명 ‘소수정예’·전원 기숙사…뉴로메카·한화로보틱스 등 65곳과 손잡아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서울도 수도권도 아닌 경북 문경에서 대한민국 ‘피지컬 AI(Physical AI)’와 로봇산업을 이끌 기술인재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 실험이 시작된다.

한 학년 모집인원은 단 60명. 전국에서 학생을 뽑아 학급당 15명의 소수정예로 교육하고 전원에게 기숙사 생활을 지원한다.

문경공업고 학생들이 인공지능(AI)로봇 분야 수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경북교육청]

학교 전환과 교육환경 구축에는 286억원이 투입되고 뉴로메카와 한화로보틱스를 비롯한 전국 65개 로봇 관련 기관·기업이 산학협력 파트너로 참여한다.

기존 제조기술 중심의 직업교육을 넘어 ‘AI가 현실의 로봇을 움직이는 시대’를 겨냥한 경북 직업교육의 승부수가 문경에서 던져진 셈이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6월 조건부 지정됐던 문경공업고등학교가 교육부의 조건 이행 심사를 통과해 제20차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로 최종 지정 동의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문경공고는 지난 6월 교육부 지정 평가에서 로봇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전문인력 양성 필요성을 인정받았지만 당시에는 ‘조건부’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후 경북교육청과 학교 측은 교육부가 요구한 보완사항을 다시 점검해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체계를 손질했다.

교육과정과 산학협력, 교육환경 등 분야별 이행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이번 심사에서 최종 지정 조건을 충족했다.

문경공고가 선택한 승부처는 ‘피지컬 AI를 활용한 로봇시스템통합(SI)’​이다.

생성형 AI가 글과 이미지 등 디지털 영역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면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 등 물리적인 기기와 결합해 현실 공간에서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기술 영역이다.

문경공고는 세계 로봇시장 성장과 정부의 국가 AI 대전환, 경북도의 로봇산업 육성 전략에 맞춰 산업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로봇시스템통합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로봇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문경공업고 전경 [사진=경북교육청]

교육의 끝은 자격증이나 졸업장이 아니라 ‘산업현장 취업’​에 맞춘다.

이를 위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한국AI로봇산업협회를 비롯해 ㈜뉴로메카, 한화로보틱스㈜, ㈜FRT로보틱스, ㈜퓨전이엔씨 등 전국 로봇 관련 기관·기업 65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와 문경시도 행·재정적 지원에 참여하면서 학교와 기업, 지방정부가 함께 인재를 키우는 지·산·학 구조를 갖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60명’이라는 숫자다.

2028학년도 신입생은 AI로봇개발과 2개 학급과 AI로봇제어과 2개 학급 등 총 4개 학급 60명이다.

한 학급에 15명뿐이다.

남녀 구분 없이 전국 단위로 모집한다.

대규모 학생을 모집하는 방식보다 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실습과 기업 맞춤형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소수정예 교육을 선택한 것이다.

전국에서 문경으로 오는 학생들을 위해 전원 기숙사 생활도 지원한다.

기숙사 신관을 증축하고 기존 건물도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학교 전환에는 상당한 재정이 투입된다.

교육부 50억원, 경북교육청 212억원, 경북도와 문경시가 각각 12억원을 부담해 총 286억원을 투입한다.

이 예산을 토대로 피지컬 AI와 로봇시스템통합 교육에 필요한 첨단 실습실과 기자재를 구축한다.

목표 개교일은 2028년 3월 1일이다.

첫 신입생이 3년간 교육과정을 마치면 2031년 2월 문경에서 첫 피지컬 AI·로봇 마이스터고 졸업생이 배출된다.

문경공고의 역할은 재학생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내에 가칭 ‘AI로봇공동훈련센터’를 조성해 학생들을 위한 AI·로봇 체험과 각종 대회를 운영하고 교원 전문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다.

문경시와 연계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AI 농업로봇 교육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인구감소와 학령인구 감소에 직면한 지역의 고등학교를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활용하는 첨단기술 교육거점으로 바꾸겠다는 시도다.

문경공업고 학생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북교육청]

문경공고의 합류로 경북의 마이스터고는 10개교로 늘어나게 됐다.

경북교육청으로서는 마이스터고 ‘10개 시대’를 열면서 기존 산업분야에 피지컬 AI와 로봇이라는 첨단산업 인력양성 축을 추가하게 됐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조건부 지정 이후 보완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최종 지정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문경공고 교직원과 관계기관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문경공고의 합류로 경북은 10개의 마이스터고를 갖추며 대한민국 직업교육을 선도하는 탄탄한 기반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문경공고가 2028년 성공적으로 개교해 피지컬 AI와 로봇산업의 변화를 이끌 현장 맞춤형 전문인재를 안정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시설, 산학협력 등 개교 준비 전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