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국내 보일러 시장 1위 업체 경동나비엔이 협력사 도면을 무단으로 활용해 경쟁사에 제공한 기술유용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경동나비엔이 5월에도 하도급법 상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다는 점에서 하도급법 상습 위반 전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온도센서 협력업체 이원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사가 2017년 제출한 도면 3종을 바탕으로 2024년 3월 자체 도면을 작성한 뒤, 한 달 뒤인 2024년 4월 이를 해당 협력업체의 경쟁사업자에게 제공했다. 공정위는 두 도면의 외관과 세부 치수·규격이 동일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 행위가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부당 사용 금지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기술자료 요구서면 미교부 12건, 미보존 10건도 함께 적발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협력사에 발급한 단가합의서 436건 가운데 상당수가 대표이사 직인이 아닌 명판만 찍힌 채 나간 사실이 약식의결로 확정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2021년 6월 17일부터 2024년 6월 14일까지 약 2년 11개월간 98개 수급사업자에게 점화트랜스, 난방공급관, 온도센서, 온도퓨즈 등 부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하도급대금을 정하는 단가합의서 436건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원사업자·수급사업자 양측 또는 경동나비엔 측의 기명날인을 누락했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양측 직인이 모두 없는 경우가 4건, 수급사업자 직인만 있고 경동나비엔 측 날인이 없는 경우가 306건(이 중 구매조달본부장 명판만 찍힌 경우 포함)이었다. 나머지 126건은 대표이사 명판만 인쇄돼 있을 뿐 정작 대표이사 직인은 빠져 있거나, 계약 담당 실무자 개인 서명만으로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436건 중 절반이 넘는 126건이 대표이사 명판만 찍힌 형태였던 셈이다.
위반 유형은 서면 발급 절차 위반과 기술자료 부당 사용으로 서로 다르지만, 두 사건 모두 온도센서를 포함한 부품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경동나비엔이 협력사와의 거래에서 법정 서면·서류 관리 절차를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된다. 하도급법 위반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협력사 관련 하도급 실무 전반에 대한 경동나비엔의 관리 체계에 의문이 제기된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