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밖에서도 뛰는 세계마스터즈…외국인 선수들, 대구서 ‘지갑’ 열었다

트랙 밖에서도 뛰는 세계마스터즈…외국인 선수들, 대구서 ‘지갑’ 열었다

무료 교통카드 이용 3만건 돌파…경기장 넘어 대구 구석구석으로 이동
600여명 유료 관광상품에 최소 3000만원 직접 결제…‘공짜 관광’ 아닌 실수요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 출전한 해외 선수들이 트랙 밖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경기가 없는 날이면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찾고, 쇼핑과 외식을 즐긴다. 대구 관광상품을 자기 돈으로 구매하는 참가자들도 600명을 넘어섰다.

배번 2223케냐 하프마라톤 1등선수가 들어오고 있다 [사진=대구시]

‘선수들이 몇 명 왔느냐’를 넘어 ‘대구에서 얼마나 움직이고, 머물고, 돈을 쓰느냐’로 국제대회의 경제효과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를 위해 대구를 찾은 해외 참가자들의 활동 반경이 경기장을 넘어 지역 곳곳으로 넓어지고 있다.

31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해외 참가자들에게 지급된 무료 교통카드 누적 이용 건수는 이날 기준 3만건 이상으로 추산된다.

당초 선수들의 경기장과 숙소 간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교통지원책이지만 실제 활용 범위는 훨씬 넓어졌다.

참가자들이 경기 전후와 비경기일에 카드를 들고 대구 곳곳으로 이동하면서 무료 교통카드가 사실상 외국인 선수들의 ‘대구 자유여행 패스’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카드는 대회 종료 다음 날인 9월 4일까지 사용할 수 있어 누적 이용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목되는 대목은 이동이 실제 관광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마련한 유료 관광프로그램에는 현재까지 6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이 1인당 최소 5만원을 직접 부담한 만큼 판매된 관광상품 규모만 최소 3000만원에 달한다.

단순히 국제대회 참가자들에게 무료 관광코스를 제공해 숫자를 채운 것이 아니다.

외국인들이 자기 지갑을 열어 ‘대구 관광’을 상품으로 구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공식 관광프로그램 밖에서 이뤄지는 자유관광은 더 넓게 펼쳐지고 있다.

경기가 없는 날이나 경기 전후 시간대를 활용해 선수와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대구 관광지와 전통시장, 쇼핑시설 등을 찾고 있다.

특히 동성로와 서문시장, 지역 백화점 등 주요 상권에서 외국인 선수와 가족들의 모습이 잇따라 눈에 띄고 있다.

경기 참가를 위해 대구를 방문한 이들이 도시 곳곳으로 흩어지면서 숙박과 외식, 쇼핑, 관광으로 소비영역이 확장되는 구조다.

지역 상인들도 세계마스터즈 참가자들의 방문을 반기고 있다.

국제대회를 경기장 안에서 끝내지 않고 도시 전체의 소비와 관광으로 연결하는 것은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의 경제효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선수가 경기장과 숙소만 오간다면 지역경제에 남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이동이 편해지면 선수와 동반 가족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음식점과 시장, 관광지, 쇼핑시설을 찾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무료 교통카드 3만건이라는 숫자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중교통 지원에 들어간 비용만 놓고 보면 ‘무료 서비스’지만 참가자의 이동 범위를 넓혀 관광과 소비를 유도한다면 도시 전체로 경제효과를 분산시키는 기반시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철희 조직위원회 기획사업부장은 “해외 참가자들이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대구에 머무는 동안 대구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동 편의를 높이는 데도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기간에도 참가자들이 대구의 숨은 매력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대회가 끝난 뒤 나올 ‘트랙 밖 성적표’​다.

교통카드를 몇 번 사용했는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참가자와 동반 가족들이 대구에 며칠을 머물렀는지, 숙박과 음식, 쇼핑 등에 실제 얼마를 소비했는지까지 분석돼야 세계마스터즈가 지역경제에 남긴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세계마스터즈육상대회의 기록은 경기장 전광판에만 남지 않는다.

선수들이 서문시장에서 먹은 한 끼, 동성로에서 산 물건 하나, 대구 관광을 위해 직접 지불한 5만원도 또 다른 기록이다.

대구를 찾은 세계의 마스터즈들이 트랙을 벗어나 도시 곳곳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스포츠 대회’를 ‘도시 체류경제’로 연결하려는 대구의 또 다른 경기도 막판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